환율 1550원 턱밑, 금융위기 이후 최고…"악재 누적 쉽게 안 풀려"(종합2보)

장중 1549.2원까지 급등…외국인 매도·증시 하락 '악순환'
당국 구두 개입도 효과 못내…전쟁·고유가 해결돼야

미국 뉴욕증시 '브로드컴 쇼크' 영향과 외국인의 반도체주 위주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2026.6.5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외국인 증시 순매도 악순환에 달러·원 환율이 장중 1549원까지 치솟았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다.

5일 오후 3시 30분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주간 종가 대비 9.4원 오른 1539.1원을 기록했다.

이날 1529원에 출발한 환율은 장 초반 코스피 급락과 함께 1540선을 돌파한 데 이어, 오전 10시27분께 1549.1원까지 올라섰다.

이후 이날 오전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전날에 이어 구두 개입성 발언을 내놨지만 환율은 이후에도 1540원대 부근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 장기화와 외국인 주식 매도, 관세 리스크 재부각 등 원화 약세를 불러올 악재들이 누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여기에 1500원대 환율이 굳어질 것이란 우려에 수출기업 등 달러 매도 주체들이 매도 결정을 미루면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은 증시 급락으로 외국인의 누적된 매도세가 더 부각됐는데, 외국인 증시 순매도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고,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다시 주식을 팔면 환율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원화 약세를 부추기는 요인들이 층층이 누적돼 있는 만큼 단기간 고환율 기조가 풀리긴 어렵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강달러와 원화 약세 기조를 본질적으로 촉발한 전쟁과 유가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 한 누적된 약세 요인이 순차적으로 해소되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저녁 미국의 5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되는데 예상보다 견조한 결과가 나올 경우 달러 강세를 부추겨 환율 상승세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후에도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과 6월 FOMC 등 환율 변동성을 촉발할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레벨에서는 대내외 전개 상황과 수급 상황에 따라 뚜렷한 저항 없이 상단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국의 상단 방어 노력에 상승 속도가 조절될 수 있지만 하락 전환을 위해서는 종전과 유가 하락이 선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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