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닉스 2배' 레버리지 과열 여파…코스피 변동성 심화 우려

단일종목 레버리지, 리밸런싱 과정서 기초자산 변동성↑
상장 첫날 거래대금 10조 몰려…코스피 급등락 이끌 수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출시된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5.27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2배로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출시되자 첫날에만 10조 원이 넘는 거래대금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상품의 인기가 커질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변동성을 키워 이들 종목의 비중이 절반인 코스피의 등락폭도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2.68% 오른 30만 7000원, SK하이닉스는 9.31% 오른 224만 3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모두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장 중에는 삼성전자가 32만 3000원, SK하이닉스는 235만 8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두 회사의 주가 급등에는 이날 국내 증시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상장하며 유동성을 공급한 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상장 첫날에만 이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 16종에 총 10조 4064억 원의 거래대금이 몰렸다.

레버리지 ETF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는 2배 배율을 맞추기 위해 기초자산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식을 매일 재조정한다. 주가 상승시에는 순자산가치(NAV) 손실분만큼 추가 매수하는데 이 파생 수급이 주가를 더욱 밀어올린다. 반대로 하락시에는 발생 이익을 확정하기 위해 기초자산을 매도해 주가가 더 하락한다.

다만 이런 리밸런싱 물량은 NAV가 산출돼 일간 수익률이 확정되는 장 마감 직전 집중적으로 거래되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종가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장 마감 시점의 수급 집중을 유발해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두 회사의 주가도 장 마감 직전인 오후 3시를 전후해 변동성이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오후 2시 44분부터 52분까지 2.39% 하락했다가 59분까지 1.83% 반등했다. 이후에도 7분간 -1.71%, 8분간 +1.38%, 5분간 -1.45% 등락을 거듭했다. 삼성전자도 오후 2시 45분부터 3시 2분까지 2.55% 하락했다가 이후 12분간 +1.63%, 5분간 -1.61% 등 변하는 모습이었다.

물론 레버리지 운용 과정에서 분산매매 및 스왑-명목금액 변경 등 수급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가 활용된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레버리지 운용 규모가 커지고 기초자산의 변동률이 높아지는 국면에선 레버리지 리밸런싱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비중이 절반에 가까운 코스피 전체 지수의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SK하이닉스 주가가 11.5% 하락한 지난 3월 3일의 경우 국내 장 마감 1시간 동안 거래량의 최대 60%가 홍콩에 상장된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 매도 물량이었다고 분석했다. '딥시크 쇼크'로 엔비디아 주가가 17% 급락했던 지난해 1월 27일에도 엔비디아 레버리지·인버스 ETF에서 24억 달러(약 3조 6000억 원)의 리밸런싱 수요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당일 엔비디아 전체 거래 대금의 2.41%에 달한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물·선물 매매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내 구조에서는 동일하거나 더 강한 형태의 장 후반 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ETF의 운용자산이 의미 있는 규모로 성장하거나 단기간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되는 경우 기초자산 가격 움직임이 커질 때는 분산 장치들이 한계에 부딪히며 기초자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