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30만원 벽 깼다"…미래車 준비에 '재평가'[종목현미경]

관세 리스크 해소…AI·로보틱스 신사업 추진 기대
증권가, 순환출자 해소에도 주목…목표가 43만원 상향

2025년 APEC 정상회의 기간 경주엑스포대공원 에어돔 ‘현대자동차그룹관’ 내를 자유롭게 활보하고 있는 보스턴다이나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모습.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10.28/뉴스1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현대차(005380)가 사상 처음으로 주가 30만 원을 돌파했다. 주가 발목을 잡던 대미 자동차 관세 이슈가 정리되고,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신사업이 추진 동력을 갖추자 재평가 국면에 진입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현대차는 11.11%(3만1500원) 오른 3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차 주가가 30만 원대를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으로, 사상 최고가 기록이다.

외국인의 러브콜이 거셌다. 외국인은 전일 현대차를 3820억 원 사들이며 삼성전자(4380억 원) 다음으로 가장 많이 샀다. 기관 역시 삼성전자(1960억 원)에 이어 현대차를 1420억 원 사들였다.

현대차로 대표되는 자동차 종목은 올해 상승장에서 가장 저평가받던 종목 중 하나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코스피 지수가 43% 급등할 동안 현대차 주가는 겨우 1% 오르며 제자리걸음 했다. 트럼프 2기에 접어들며 본격화한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올해 초 21만 원대로 출발한 현대차 주가는 미국이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지난 4월 17만 원대까지 떨어졌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지난달부터다. 한미 양국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인하하는 데 합의했다. 또 젠슨 황 방한을 계기로 엔비디아로부터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장 공급을 약속받으면서 AI와 자율주행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걷히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주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율 15% 소급 인하 내용이 미국 연방정부 관보에 실려 확정되면서, 그간 주가 발목을 잡았던 관세 이슈가 완벽히 해결됐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의 스마트카 개발을 지휘했던 송창현 AVP본부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도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증권가에서 엔비디아와의 협업을 통해 자율주행 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 변화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의 독자적인 스마트카 개발을 이끌어왔던 송창현 사장이 퇴진한 것은 더 빠르게 더 많은 부분에서 테슬라와의 격차 축소를 견인할 것이라는 현대차그룹 수뇌부의 포석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현대차 주가는 엔비디아와의 협력 구체화와 기존 스마트카 출시 일정 속도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해소를 전제로 그룹사 전반의 AI 소프트웨어(SW) 역량이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최태용 DS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완성차 중 가장 빠르게 시장 저변을 확대하고 있음에도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하단에 있다"며 "그룹 내 AI SW 개발 역량이 현대모비스, 현대오토에버, 포티투닷, 보스턴 다이내믹스 등으로 분산된 점이 구조적 원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전제로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52% 상향한 43만 원으로 조정했다. 그는 "AI SW 계열사 간 시너지가 기대되나 단일 법인으로 통합시 순환출자로 인한 일감 몰아주기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며 "만약 순환출자가 해소될 경우 기술의 구심점 역할을 현대모비스 존속 법인이 담당하면서 AI 소프트웨어 역량 통합화까지 기대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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