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로 '반도체·조선'에 몰빵한 K개미…외신 눈에도 "불안불안"
신용융자 26조 돌파 '역대 최대…은행권 신용대출도 급증
반도체·자본재에 '빚투' 집중…코스피 변동성 확대 시 뇌관 우려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코스피 단기 조정으로 개인 매수가 본격화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반도체와 조선·방산 등 급등 종목에 빚투까지 감수한 추격매수가 집중되면서 주가 변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며 개인 신용거래융자 규모는 지난 7일 26조 2165억 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26조 원을 돌파했다. 직전 최고치였던 '동학개미운동' 당시인 2021년 9월 수준을 넘어섰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개인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의미다.
빚투 확산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규모도 급증했다. 금융위원회가 전일 발표한 '10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4조 8000억 원 증가했다. 한 달 전(1조 1000억 원)보다 대출 증가폭이 4배 이상 늘었다.
신용대출이 포함된 기타대출 증가폭이 4년 여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결과다. 지난달 기타대출은 1조6000억 원 늘어나며, 2조4000억 원 감소했던 한달 전과 비교해 증가세로 전환했다. 이중 신용대출이 1조 6000억 원 감소에서 9000억 원 증가로 급증했다.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조급해진 개인투자자들이 본격적인 코스피 매수에 나선 결과로 보인다. 특히 이달 들어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자 '저가매수' 기회를 엿본 투자자들이 빚투까지 감수하고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올해 주가가 급등했던 반도체와 조선·방산 등에 대거 투자했다. 지난 한 달간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권에는 △SK하이닉스(000660)(6조 3060억 원) △네이버(035420)(7020억 원) △두산에너빌리티(034020)(511억 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4280억 원) △한화오션(042660)(3530억 원)이 자리했다.
빚투 역시 이들 종목에 집중됐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 기준 코스피 신용융자 잔고는 조선·방산 등이 포함된 자본재(3조9000억원) 업종에 전체의 27.7%가 집중될 정도로 쏠림이 상당했다. 이어 반도체(2조2000억원)가 15.8%로, 두 업종에 절반에 가까운 '빚투' 자금이 유입됐다.
문제는 이런 '빚투'와 '쏠림'이 증시 변동성을 자극할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외신에서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12일(현지시각) "고위험, 레버리지 투자로 유명한 한국 투자자들은 올해 미국 시장에 몰려들어 월스트리트에서 가장 변동성이 컸던 일부 주식 거래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고 짚었다. 아이온큐, 비욘드미트 등 서학개미들의 '밈주식 열풍' 타깃이 된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을 거론하며 한국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 투자 행태를 꼬집은 것이다.
코스피도 이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위원은 "신용융자가 자본재·반도체에 집중되고 외국인 매수가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어, 향후 환율 변동과 대외여건 변화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경우 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에 따른 해당 업종의 가격 하락이 증폭될 우려가 있으며 두 업종이 코스피 시가총액의 5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서 지수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상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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