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분리과세율 진전에 '사천피' 회복…반등 추세 이어질까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25% 하향 전망
금융·지주사株 최고가 행진…외국인 매도세 주춤

코스피지수가 3% 이상 오르며 4070선을 회복한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나오고 있다. 2025.11.10/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이 25%로 인하될 수 있다는 전망에 코스피가 3% 반등했다. 정부의 증시 부양 의지가 조정 국면을 지나는 코스피를 다시 뛰게 할지 주목된다.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 35%→25% 전망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정부·여당은 지난 9일 고위당정협의회를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인 35%에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최고세율 수준은 정기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지만, 35%에서 25%로 완화하는 방안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배당소득은 15.4%(지방세 포함)의 세율로 원천 징수되며,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의 합이 2000만 원이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고 49.5%까지 금융소득 종합과세로 과세한다.

국내 상장기업은 지배주주가 경영까지 참여하는 경우가 다수라 높은 세율이 배당을 주저하게 만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상장기업들의 최근 10년간 평균배당 성향은 26%로 주요국 최하위 수준이다.

이에 정부가 앞서 지난 7월 말 세제개편안 발표 당시 고배당 기업에 투자해 번 현금 배당액은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분리과세 하는 특례제도를 한시 도입하기로 했다. 세제 혜택으로 지배주주가 배당을 늘리면 배당수익률이 오르고 장기투자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란 취지에서다.

기존 정부안에 따르면 배당 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 성향이 25% 이상이면서 직전 3년 평균 대비 5% 이상 배당이 늘어난 기업에 분리과세 혜택이 돌아간다. 부자 감세 논란과 세수 부족 우려 등을 고려해 3단계 누진세율 적용, 현금배당액이 △3억 원을 초과하면 35% △2000만 원 초과 3억 원 이하면 20% △2000만 원 이하면 14%로 분리과세 하기로 했다.

하지만 증권가와 정치권 일각에서 최고세율을 25%로 하향하자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돼왔다. 35% 적용 시 25%를 적용하는 양도소득세율보다 세 부담이 커 배당을 하지 않고 내부 유보금을 보아두려는 대주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근거에서였다.

기관 1조 순매수…잦아든 외국인 매도세

완화된 세제 개편 움직임에 코스피는 즉각 반응했다. 전일 코스피는 3.02%(119.48포인트) 상승한 4073.24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직전 거래일 4000포인트 밑으로 밀려난 지 1거래일 만에 다시 4000선을 회복했다.

기관 투자자가 1조원 넘게 사들이며 상승을 견인했고, 지난 한 주간 7조 원 넘게 코스피를 팔았던 외국인 순매도 규모도 직전 거래일 4500억 원대에서 1500억 원대로 잦아들었다.

최장기간 이어진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종료될 것이란 희소식도 있었지만, 지난 주말 사이 배당소득 분리과세안이 당초 안보다 완화될 수 있다는 호재도 작용했다.

이에 대표 수혜주인 지주사와 금융주가 급등하며 줄줄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증시부양책 나올 때마다 코스피 도약

투자자들의 궁금증은 반등 추세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느냐다.

올들어 정부가 증시 부양 의지를 드러낼 때마다 코스피가 한단계 도약했던 사례를 되풀이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이후 상장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상법 개정 의지를 드러내자, 코스피 지수는 3년 반 만에 3000선을 재돌파했다.

7월 말에는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인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 원으로 강화하는 세제개편안이 나오자, 코스피가 4% 가까이 급락했다. 정부의 정책에 의구심이 들자 투심이 빠르게 식은 것이다.

두 달 후 정부가 대주주 기준을 다시 50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하자 코스피 지수는 3400선을 단번에 뚫으며,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이번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움직임 역시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부의 주주환원 정책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시장의 시선은 이미 다음 과제인 자사주 의무 소각안에 쏠리고 있다.

증시를 둘러싼 환경도 한층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코스피 현물 순매도가 이날도 이어졌지만 이탈 규모가 점진적 둔화세를 보였으며 선물은 4거래일 연속 순매수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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