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에도 코스피 사들이던 외국인, 왜 갑자기 돌아섰나
지난달 환율 상승에도 반도체 랠리가 환차손 불안 압도
최근 셧다운·금리 불확실성 고조에 안전자산 선호심리 강화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1400원대까지 올라선 달러·원 환율에도 지난달 코스피를 사들이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급격한 순매도태세로 전환했다.
지난달만 해도 반도체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환차손 우려를 압도했지만, 이달 들어 금리인하 기대 후퇴와 셧다운 장기화 등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한풀 꺾인 결과로 풀이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117.32p(-2.85%) 하락한 4004.42로 장을 마감했다.
개인 홀로 2조 5657억 원 순매수하며 장 초반의 급락분은 만회했지만, 외국인이 2조 5180억 원 순매도로 증시를 끌어내렸다. 기관 역시 794억 원 팔아치웠다.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코스피를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이달 들어 코스피를 3거래일 연속 팔고 있다. 특히 4일에 이어 5일도 코스피를 2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지난 4월7일 상호관세발 급락장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1450원에 육박하는 달러·원 환율이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전일 달러·원 환율은 코스피가 6% 넘게 급락한 오전 중 1449.5원까지 치솟아 지난 4월1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급격한 외국인 매도세가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계속된 것이다.
보통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입장에선 환차손으로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 투자할 유인이 줄어든다.
9월 말부터 본격화한 달러강세에 지난달 달러·원 환율은 1400원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13일엔 1430원까지 오르자 당국이 구두개입까지 나섰을 정도였다.
그런데 지난달에는 이런 일반론을 뒤집고 외국인이 코스피를 5조 3450억 원어치 사들였다. 반도체 랠리가 이어지며 원화약세에 따른 환차손을 감수하고라도 국내 반도체주에 올라타는 게 낫다는 판단이 우세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역대 최장기간 이어지며 증시에 영향을 미칠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고, 연준의 연내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꺾이며 위험자산 선호도가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전날은 영화 '빅쇼트'의 모델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했던 미국의 펀드매니저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와 팰런티어 하락에 베팅하며 인공지능(AI) 고점 논란을 촉발한 것이 촉매가 됐다.
그 결과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가 오르고, 글로벌 시장에서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코스피 매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달러 강세의 기준선으로 인식되는 100선을 3개월 만에 상회했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반등은 작년처럼 미국의 강한 펀더멘탈 기대감에 비롯됐다기보다는 미국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매도세가 이어지는 점을 보면 안전자산 선호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라며 "셧다운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는 이러한 달러 강세 압력이 지속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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