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피 넘어 4100까지 갈줄이야"…혼돈의 개미들, 다시 증시 '기웃'

사천피 찍으니…계속 팔아치우던 개인들, 주중 순매수 전환
은행·미장에서 돈 빼고 증시 들어오나…'급등주'로 후발진입

코스피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찍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0.61포인트(0.50%) 오른 4107.50,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9.56포인트(1.07%) 오른 900.42로 장을 마쳤다. 2025.10.3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코스피가 '사천피' 달성 1주일도 안 돼 4100선까지 치솟았다. 중장기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 그간 증시를 관망하던 개인투자자의 추격매수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천피' 도달한 10월 마지막 주, 개인 순매수 전환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를 6조 762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2개월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지만, 지난 9월(9조 8990억 원)에 비하면 매도세가 주춤해졌다.

지난달 27일 코스피가 역대 최초로 4000포인트를 달성한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자, 국내 증시에 문을 두드리는 투자자가 소폭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개인투자자는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달성한 10월 마지막 주에 가장 많이 유입됐다.

10월 셋째주(13~17일)와 넷째주(20~24일)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를 각각 8490억 원, 1조 6860억 원어치 순매도했던 개인은 마지막 주인 27~31일에는 637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10월 들어 70조~80조 원을 오가던 증시 대기 자금(투자자예탁금)도 마지막 주 들어 급증, 86조 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6월부터 코스피 지수가 52% 급등했지만, 이 기간 개인은 8월 한 달을 제외하곤 국내 증시를 모두 순매도했다. 코로나 급등장 당시 '나만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는 포모(FOMO) 현상이 팽배했던 것에 비하면 최근 코스피 신고가 랠리에도 개인은 오히려 매도세로 일관해온 것이다.

하지만 '꿈의 사천피' 달성까지 초고속으로 이뤄지면서 중장기 상승 전망이 힘을 얻자, 국내 증시에 재진입을 타진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코스피 목표지수를 5000으로 제시하며, 상승 시나리오에 따라 6000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증권가에서도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코스피 지수 상단을 각각 5000과 4600까지 제시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예적금·미장에서 돈 빼기 시작했다

증시 바깥에서도 코스피로의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단서들이 감지된다.

특히 그간 예·적금으로만 돈을 불려 왔던 투자자들도 주식 투자로 발을 옮기는 것으로 보인다.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불리는 5대 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의 요구불예금도 10월 한 달간 30조 원 가까이 급감했다. 9월 한 달간 21조 원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감소세로 급선회한 셈이다.

'서학개미'의 매수세도 주춤해졌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0월 마지막 주(27~31일) 국내 투자자는 미국 주식을 7조 7586억 달러 순매수했다. 직전주(20~24일)(21조 6063억 달러)와 그 전주(13~17일)(24조 4415억 달러)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외인 '저점 매수' 재미 볼 때…개인은 '급등주' 후발대로

다만 진입이 늦었던 만큼 개인투자자의 수익률은 일찌감치 뛰어든 외국인보단 뒤처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6월부터 8월을 제외하곤 코스피를 내내 순매수 중인 외국인은 지난달 삼성전자(005930)와 삼성전자 우선주(005935), LG화학(051910), 한국전력(015760)을 전 종목 중 가장 많이 샀다. 모두 증권가에서 코스피 상승률 대비 '저평가 종목'으로 분류됐던 종목이다.

반면 10월 한 달간 SK하이닉스(000660)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가장 많이 팔아치웠다. 이들 종목은 올해 초부터 각각 221%, 200% 급등하며 국내 증시에서 상승세가 제일 가팔랐던 종목들로, 상반기까지만 해도 외국인 순매수 1·2위에 자리했었다.

외국인이 팔아치운 SK하이닉스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개인이 대거 사들였다. 두 종목은 10월 개인 순매수 1·2위에 올랐다. 반대로 개인은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 LG에너지솔루션(373220), LG화학을 가장 많이 팔았다. 앞선 상승장에서 오래 물린 경험이 있던 종목들은 차익실현하고, 올 들어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에 후발주자로 진입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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