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늘었지만…2021년 '코로나 불장' 때와는 다르다
"'코스피 3300' 21년 대비 빚투 규모도 적고 과열 국면도 아냐"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코스피 지수가 2021년 역대 최고점을 향해 달리며 개인투자자들의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도 늘고 있다. 다만 2021년의 과열 수준까진 진입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1조401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1개월 만에 20조 원을 돌파한 이래 꾸준히 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뒤 아직 상환하지 않은 금액을 의미한다. 개인투자자의 '빚투' 추이를 알 수 있는 지표로,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에 근접하며 함께 증가하고 있다.
코스피는 2021년 7월6일 기록한 역대 최고가(3305.21) 경신을 눈앞에 뒀다. 전일 차익실현 물량 출회로 3180선까지 후퇴했지만, 지난 14일 3년 10개월 만에 3200선을 탈환, 15일에는 3210선까지 올랐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스피 3300' 너머를 향해있다. 최고점을 찍고 주저앉았던 2021년의 전철을 밟지 않고 상승세를 이어갈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2021년 상승장은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에 맞서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한 '동학개미운동'으로 요약된다. '빚투' 규모도 급격히 올라 2021년 7월 국내 증시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 원까지 불어났다. 2021년 7월6일 당시 예탁금(66조 7360억 원) 대비 신용융자(24조 5340억 원) 규모도 36.8%에 달하며, 통상 과열단계로 보는 35%를 넘어섰다. 이후 유동성 거품이 빠지며 증시는 하락세를 탔다.
'빚투' 추이로 본다면 최근의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분석이다. 15일 기준 예탁금(66조 8520억 원) 대비 신용융자(21조 4010억 원) 비율은 32.01%로 집계됐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신용융자 잔고가 증가하긴 했지만 과거 유동성 장세 수준의 급격한 증가세는 아직 관찰되지 않고 있다"며 "현재 주식시장에 유입된 자금이 신용에 기반한 투자 자금이 아니라는 점에서 향후 높은 주가 변동성이 발생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고 분석했다.
'빚투' 규모가 2021년 수준에 못 미친다는 점은, 개인투자자들의 추가 유입 여력이 충분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여기에 지난 5월부터 순매수로 돌아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 투자자 유입이 이어지고 기준금리 인하, 추경 효과 등이 가세하면 유동성 장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021년과 달리 2025년 코스피 3000시대 진입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판단한다"며 "글로벌 유동성 확장과 매크로 환경 변화로 내년 상반기까지 상승추세 전개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why@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