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검사·임상시험 고지 대상 아니다"…금감원, 유병자보험 기준 명확화
금융분쟁조정위, 간편심사보험 고지의무 분쟁 2건 조정 결정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A씨는 지난 2023년 4월 간편심사보험에 가입한 뒤 2024년 7월 골수형성이상증후군(혈액암의 일종) 진단을 받고 보험사에 특정암 진단비 지급을 청구했다. 하지만 보험사는 A씨가 보험 가입 전인 2023년 3월 '두 달 후 혈액검사 권유'를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27일 금융감독원은 고혈압·당뇨 등 만성질환자도 가입할 수 있는 간편심사보험(유병자보험)의 계약 전 알릴 의무(고지의무) 위반과 관련한 분쟁 2건에 대해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조정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첫 번째 사례에서 쟁점은 혈액검사가 고지의무 대상인 '추가검사'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분조위는 '추적(경과) 관찰'을 위한 혈액검사는 추가검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보험사가 A씨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판례에 따르면 추가검사는 기존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실시하는 검사를 의미한다.
이에 분조위는 △골수검사 결과 이상 소견이 없는 상태에서 혈소판 수치의 단순 관찰을 위해 일반혈액검사를 권유받은 점 △혈소판감소증 관련 치료나 처방을 받지 않았고 혈소판 수치도 안정적이었던 점 △일반혈액검사는 골수검사처럼 혈소판 감소 원인 질환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정밀검사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사례에서는 보험 가입 전 임상시험 참여를 위해 입원한 사실이 '질병으로 인한 입원'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B씨는 지난 2022년 3월 간편심사보험에 가입한 뒤 2024년 2월 입원해 간병인 사용 질병입원일당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B씨가 보험 가입 전인 2019년 12월과 2021년 4월 신약의 투약 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에 참여해 각각 1박 2일간 입원한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며 계약을 해지하고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분조위는 B씨의 병증이 기존 치료약을 통한 통원치료만으로 관리가 가능한 상태였고, 임상시험 참여를 위해 입원한 것으로 판단해 해당 입원은 '질병으로 인한 입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이에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분조위는 △입원기록지에 입원 목적이 임상시험으로 기재돼 있고 치료 목적의 입원이 아니라는 진단서가 발급된 점 △입원 당시 기존 치료약을 통한 통원치료로 관리가 가능한 상태였던 점 △임상시험 계획서에 따라 참여자 모두에게 동일한 투약과 혈액채취가 이뤄져 개별 치료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분조위는 이번 결정을 통해 간편심사보험에서 분쟁이 잦았던 고지의무 범위와 관련해 청약서상 '추가검사'와 '질병으로 인한 입원'의 의미를 보다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조정 결과를 계기로 보험사의 신속하고 합리적인 보험금 지급 관행이 정착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분조위를 적극 개최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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