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는 뛰었는데 변액보험은 '찬바람'…생보사 판매 35% 급감
주가 상승에 변액보험 자산 관리 비용 증가…일부 보험사 판매 조절 영향
직접투자 선호 확산도 영향…보험사별 판매 전략 따라 희비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올해 1분기 국내 증시가 강세를 보였지만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판매는 오히려 30% 넘게 급감했다. 통상 증시가 오르면 투자형 보험인 변액보험 판매도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보험사들의 헤지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회사가 판매를 의도적으로 줄인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명보험사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574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5% 감소했다.
변액보험은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 가운데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보증비용 등을 제외한 일부를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 성과를 계약자에게 배분하는 투자형 보험상품이다.
다만, 보험상품이지만 투자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며, 보험금과 해약환급금이 기대보다 적을 수 있다.
그동안 변액보험 시장은 미래에셋생명과 메트라이프가 주도해 왔다. 지난 3월 말 기준 전체 생보사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중 미래에셋생명과 메트라이프의 비중은 70.8%다.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이 성립된 이후 보험계약자가 최초로 납입하는 보험료로 보험사의 직접적인 매출을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올해 1분기 미래에셋생명과 메트라이프의 초회보험료 실적은 엇갈렸다. 메트라이프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58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래에셋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478억 원으로 39.3% 감소했다.
메트라이프는 연금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면서 투자성 상품인 변액보험 판매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최근 수익원 다변화에 나서면서 제3보험 등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변액보험 초회보험료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변액보험 판매는 은행계 생보사들 사이에서도 크게 엇갈렸다. 신한라이프와 iM라이프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증가한 반면 하나생명과 KB라이프는 급감했다.
지난 3월 말 기준 신한라이프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2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iM라이프는 459억 원으로 32.7% 늘었다. 반면 KB라이프는 10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5% 감소했고, 하나생명도 374억 원으로 81.0% 줄었다.
여기에 변액보험 판매 비중이 크지 않은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의 실적도 감소했다.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 합계는 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8% 감소했다.
변액보험은 보험상품 중 유일하게 주식과 채권 등의 투자 손익이 해약환급금에 영향을 미치는 상품이다. 하지만 올해 1분기 국내 증시 강세에도 변액보험 판매는 오히려 역성장했다.
우선 생보사들이 변액보험 자산의 평가이익 급증으로 헤지 비용이 상승하자 판매를 조절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험사는 국제회계기준(IFRS17) 체계 아래 자산과 보험부채(BEL) 간 주가 민감도를 관리한다. 주가가 급등하면 자산과 부채 간 민감도 차이가 확대돼 헤지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이에 일부 보험사가 변액보험 판매를 조절하면서 자연스럽게 초회보험료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변액보험은 보험사가 판매하는 상품 가운데서도 난도가 높은 상품으로 보험설계사의 영업 역량에 크게 좌우된다. 이는 변액보험 판매가 시장 상황뿐 아니라 보험사의 판매 전략과 영업조직의 영향을 크게 받는 상품이라는 의미다.
여기에 소비자들의 직접 투자 선호가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변액보험은 설계사 수수료와 펀드 운용비, 위험보험료 등을 제외한 보험료만 실제 운용되는 구조여서 투자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변액보험 판매 감소는 소비자 수요보다 보험사들의 판매 전략 변화 영향이 더 컸다"며 "주가 상승으로 헤지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보험사들이 변액보험 판매를 조절했고, 그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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