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불씨 되살린 홈플러스…카드사 중단했던 신규 발급 재개할까

KB국민·신한, 카드 발급 중단…현대·하나, 서비스 종료·축소
티몬·위메프 사태 재현될까 '노심초사'…"파급 제한적" 전망도

17일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 쇼핑카트가 줄지어 있다. 홈플러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2000억원 자금 지원을 두고 극적 합의에 성공했다. 2026.7.17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 = 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 원을 수혈받기로 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불씨를 살렸다. 다만 홈플러스의 회생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한 만큼 제휴카드 발급을 중단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축소했던 카드사들이 곧바로 정상화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금융 3사는 지난 16일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2000억 원 규모의 DIP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자금 지원으로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을 다시 마련해 법원의 인가를 받을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

앞서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 폐지가 결정되자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는 홈플러스 제휴카드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홈플러스의 영업 정상화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제휴 혜택을 안정적으로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홈플러스 온라인몰 M포인트 사용 서비스를 종료했고, 하나카드는 홈플러스 관련 멤버십 혜택을 조정했다. 삼성카드는 홈플러스 제휴 카드를 여전히 신규 발급하면서 향후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홈플러스 가맹점에 대해 카드 대금 지급을 보류했지만, 일시적으로 급증했던 카드 매출 취소 추이가 안정세를 보이자 다시 대금을 지급하기 시작하기도 했다.

카드업계가 홈플러스 사태에 이토록 민감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과거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라는 '트라우마'가 남아있어서다. 당시 소비자들은 취소된 항공권·숙박 등 여행 서비스에 대한 결제 대금을 전자지급결제대행(PG)사로부터 돌려받지 못하자 카드사에 민원을 넣으며 반발한 바 있다.

카드사는 통상 결제 승인이 나면 이틀 뒤 가맹점에 대금을 지급하고 이후 소비자의 카드대금을 받고 있다. 만일 대규모 환불이나 결제 취소가 발생하면 미리 지급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할 수 있어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

그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DIP 지원 결정에도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까지 많은 난관이 기다리는 만큼 카드사들이 신중한 태도를 견지할 것으로 관측한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을 보완해 주요 채권자들의 동의와 법원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회생계획안이 가결·인가되지 않거나 법원이 계획안의 수행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으면 회생절차가 다시 폐지돼 파산 수순을 밟을 수 있다.

공급망 복구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수천 곳의 납품업체와 거래 조건을 다시 협의해야 하는 데다 일부 업체가 선결제나 지급보증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많은 카드사들이 이런 일을 상당한 위기로 생각하고 있는 건 맞다. 회사의 영업 활동인데 손실 금액이 커지면 안 된다"며 "카드사들이 의도와 상관없이 손실을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 올지 몰라 큰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만 일각에선 티몬·위메프 사태 때와 홈플러스 사태와의 양상이 달라 카드사들의 피해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는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가 결제를 한 뒤 상품이나 서비스를 늦게 받는 항공권·숙박권과 달리 대형마트는 대부분 결제 후 바로 상품을 받는다"며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명분은 환불·취소 건에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y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