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배타적사용권 '주도'…신상품 '차별화'보다 '효율성' 중심 재편

올해 상반기 배타적사용권 생보사 13건·손보사 5건…지난해와 정반대 양상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손해보험사가 획득한 배타적사용권은 총 18건으로 집계됐다.ⓒ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보험사의 '상품 특허'로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 경쟁에서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지난해 손해보험사가 독창적인 생활밀착형 상품을 앞세워 배타적 사용권을 휩쓴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여기에 회계 규제 강화로 신상품 개발 부담까지 커지면서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경쟁도 '차별화'보다 '효율성'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생명·손해보험사가 획득한 배타적 사용권은 총 18건으로 집계됐다.

올해 생명보험사가 13건, 손해보험사가 5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전체 배타적사용권 21건 가운데 손해보험사가 19건, 생명보험사가 2건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생보사의 배타적사용권은 암보험 등 질병보장 상품을 중심으로 늘어났다. 특히 '빅3'로 불리는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이 시장을 주도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각각 3건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한화생명 2건을 획득했다. 이어 DB생명이 2건을 받았으며, 신한라이프, 라이나생명, AIA생명이 각각 1건씩 획득했다.

손보사는 한화손해보험이 여성보험 관련 상품으로 4건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고, 흥국화재가 1건을 받았다.

배타적 사용권은 생명·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상품의 △독창성 △진보성 △유용성 △노력 정도 등을 평가해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 6개월의 독점 판매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보험상품의 '특허권'으로 불리며 보험사들이 초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활용된다.

올해는 생보사가 배타적 사용권 경쟁을 주도하면서 암보험과 여성보험에 집중됐다. 암보험 분야에서는 △삼성생명 '암치료플러스 종신보험' △한화생명 '암주요치료 S특약' △라이나생명 '암생존지원특약' △DB생명 'AI 라이프케어 암보험'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보험 분야에서는 한화손해보험이 △착상확률개선검사비 및 치료에 의한 완경 진단비 △임신지원금 △레이디 변호사상담서비스 △가정폭력 등으로 인한 법률비용(이혼소송) 등을 통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교보생명도 '특정자궁질환보장특약'으로 배타적 사용권을 받았다.

이 밖에도 △신한라이프 '신한톤틴연금보험' △한화생명 '카티라이프수술보장특약' △흥국화재 '표적치매약물허가 치료 중 MRI검사지원비 특약' 등이 주목받았다.

올해는 생보사가 주도하면서 질병 중심의 장기보장성 상품이 배타적 사용권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와 비교하면 일상생활 속 위험을 보장하는 독창적인 상품은 크게 줄었다.

지난해에는 △삼성화재 '수도권 지하철 지연보험' △KB손해보험 '전통시장 날씨 피해 보상보험' △DB손해보험 '개물림사고 벌금 및 행동교정 훈련비' △메리츠화재 '민사소송 출석비용 보장' 등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며 주목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회계 규제 강화와 신상품 개발 부담이 커지면서 앞으로 보험사의 배타적 사용권 경쟁도 '보장 차별화'보다 '상품 효율성'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우선 혁신상품을 개발하더라도 소비자 관심도가 높은 질병 담보와 달리 일상생활 담보는 보험료 규모가 작고 가입자 수도 많지 않아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또 금융당국의 '손해율 90% 가정' 가이드라인 도입도 보험사들의 신상품 개발 부담을 키웠다는 평가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판매 경험이 없는 신규 담보에 대해 자체적으로 손해율을 가정해 왔지만, 지난 6월부터는 경험통계가 없는 신규 담보의 손해율을 90% 이상으로 가정해야 한다. 이로 인해 신규 담보 개발 자체가 보험사들의 회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는 암보험 등 질병보장 상품 외에는 차별화된 신상품을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손보사 역시 올해 5세대 실손보험 출시를 앞두고 신상품 개발 여력이 제한되면서 배타적 사용권 경쟁이 다소 주춤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