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치료 비싸진 5세대 실손의 '반전'…보험료 합치면 1·2세대가 더 비싸

다음달부터 도수치료 회당 4만 3850원…연간 15회 제한
5세대, 도수치료 가장 비싸지만…보험료까지 더하면 1·2세대가 더 부담

도수치료·체외충격파 치료 등 비급여 지료로 지급된 실손보험이 늘어가고 있다. 5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은 4조94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급여 진료비 비율이 높은 과는 정형외과와 가정의학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2024.11.5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다음 달부터 도수치료 가격이 회당 4만 3850원으로 통일되면서 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본인부담금은 회당 4만원 수준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보험료까지 포함한 전체 부담을 따져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5세대 실손 가입자의 연간 총지출액은 오히려 1·2세대 가입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도수치료는 '관리급여' 항목에 편입돼 전국 의료기관에서 동일하게 1회 30분 기준 4만 3850원이 적용된다.

치료 횟수도 주 2회, 연간 15회로 제한된다. 다만 수술 또는 골절 등으로 인한 관절 구축이나 강직의 뚜렷한 소견이 있는 경우에는 의사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총 24회까지 산정할 수 있다.

관리급여는 자기부담률이 95%이고, 건강보험이 나머지 5%를 부담하는 구조다. 이에 도수치료를 받은 소비자는 병원에 회당 4만 1657원의 진료비를 내고, 건강보험에서 2193원을 보장받는다. 그리고 소비자가 낸 도수치료비의 일부는 실손보험의 급여 보장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다.

5세대 실손, 급여 자부담률 높아 '부담'…도수치료비 회당 4만 원 '육박'

지난달 6일 출시된 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실제 도수치료비는 회당 3만 9574원이다. 5세대 실손보험의 급여 보장은 △건강보험 본인부담금(95%) △보장 대상 의료비의 20% △최소 자기부담금 1만~2만 원 중 가장 큰 금액을 계약자가 부담하는 구조다.

1~4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도수치료비 부담은 크게 낮아진다. 우선 4세대 실손보험의 급여 자기부담률은 20%로 소비자가 실제 지출하는 도수치료비는 회당 8331원 수준이다.

또 3세대 실손보험은 표준형과 선택형으로 구분되는데, 표준형은 자기부담금 20%가 적용돼 회당 도수치료비는 8331원 수준이고, 선택형은 자기부담금 10%가 적용돼 회당 4165원 수준을 부담한다.

1·2세대 실손보험은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급여 자기부담금이 0~10% 수준이다. 대부분의 1세대 가입자는 도수치료비 전액을 실손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고, 2세대 가입자는 급여 자기부담금으로 10%만 적용받아 회당 4165원만 부담한다.

실손보험 세대별 연간 보험료·도수치료비 비교/사진제공=AI생성
관리급여 도입 본격화…보험료까지 감안하면 1·2세대 가입자 부담이 더 크다

그렇다고 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의료비 부담이 무조건 크다고 보기는 어렵다. 1~2세대 실손보험료가 압도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연간 실손보험료와 도수치료비를 합한 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총지출액은 1~2세대 가입자보다는 낮다.

예를 들어 60대 여성이 도수치료를 연간 15회 받는다고 가정하면 5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연간 보험료가 48만 원 수준이고, 연간 도수치료비는 59만 3610원으로 총 107만 원가량이 지출된다.

같은 기준으로 4세대 실손보험은 연간 보험료 72만 원, 도수치료비 12만 4965원으로 총 84만 원 수준이다. 또 3세대 실손보험은 연간 보험료 96만 원, 도수치료비 12만 4965원으로 총 108만 원 수준이 지출된다.

문제는 보험료가 비싼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다. 2세대 실손보험의 연간 보험료는 144만 원 수준이고, 도수치료비는 6만 2475원으로 연간 총지출액은 150만 원이 넘는다.

특히, 도수치료비 전액을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1세대 실손 가입자의 경우 연간 보험료만 216만 원 수준이어서 2~5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보다 부담이 훨씬 크다.

다만 이는 실손보험료와 도수치료비만 단순 비교한 것으로, 5세대 가입자가 다른 비급여 진료를 많이 이용할 경우 1·2세대 가입자보다 의료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결국, 도수치료 외에도 다른 비급여 이용이 많은 소비자에게는 1·2세대 실손보험이 필요하겠지만, 의료 이용이 많지 않은 소비자에게는 5세대 실손보험이 전체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도수치료 가격 통제와 횟수 제한을 통해 과잉진료와 의료쇼핑이 억제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실손보험 정상화와 건강보험 재정 안정을 위해서는 체외충격파 등 과잉 이용 우려가 있는 다른 비급여 항목도 가격 통제와 횟수 제한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