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실 다진' 롯데손보, 매각 재시동…몸값 '시장 눈높이' 맞출까

"영업이익 체력 회복 및 자산 구조 개선…단기간 자본 지표 개선 이뤄"

롯데손해보험 제공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 매각 작업을 재개한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이익과 건전성이 개선된 데 이어 올해 이사진 정비 등을 통해 금융당국과의 갈등 해소에도 적극 나서며 내실을 다지고 있다.

롯데손보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는 다음 달 제출하는 경영개선계획이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롯데손보 매각의 최대 걸림돌로 지적돼 온 높은 매각가도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기존 매각 주관사였던 JP모건과의 자문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삼정KPMG를 새 주관사로 선정하고 매각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JKL파트너스는 원매자군을 대상으로 한 투자안내서를 이달 중 발송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마리 토끼 잡은 롯데손보…수익성·건전성 개선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는 2019년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보 경영권을 3734억 원에 인수했고, 이후 36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총 7300억 원을 투자했다. 인수 5년 차인 2023년부터 롯데손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말 기준 순이익은 51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은 지난해 말 기준 2조 4749억 원으로 6.7% 늘었다. 특히 건전성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지난해 말 기준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159.3%로 금융당국의 권고치인 130%를 상회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보험영업에서 안정적 수익 창출 흐름이 이어졌고, 안전자산 중심의 '투자자산 리밸런싱'을 통한 체질 개선으로 투자손익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며 "영업이익 체력 회복과 자산 구조 개선 효과까지 복합적으로 반영되며 짧은 기간 내 자본 지표 개선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매각가' 1조 안팎으로 낮아지나…대형 금융지주 '군침'

롯데손보는 금융당국과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우선 금융위를 상대로 제기했던 행정소송을 취소했다. 지난해 롯데손보는 금융위의 경영개선권고 의결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본안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또 기획재정부 출신의 최원진 JKL파트너스 부대표가 최근 롯데손보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최 부대표는 JKL파트너스의 롯데손보 인수를 이끈 인물이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금융당국과 롯데손보 사이의 마찰에 최 부대표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손보는 새로운 사내이사로 JKL파트너스 창업자인 강민균 대표를 선임했다. 금융권에서는 최 부대표의 퇴사와 강 대표의 선임으로 금융당국과 롯데손보의 갈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 매각 작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금융당국이 지적한 롯데손보의 비계량 평가 문제를 해소하고, 그동안 유지했던 "일정 가격 이하면 매각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버렸다. 이에 시장에서는 롯데손보 매각가가 1조 원 안팎까지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손해보험 포트폴리오가 없거나 상대적으로 약한 금융지주사들이 거론된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한국투자금융지주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미 롯데손보 실사를 마친 상태이고,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연내 보험사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보험사 포트폴리오가 없는 BNK금융지주도 잠재 원매자로 언급된다. 단순히 손해보험 포트폴리오 비중만 보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도 기여도가 낮고, 우리금융은 손해보험업 라이선스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 포트폴리오가 없거나 약한 금융지주 입장에서 롯데손보는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다만 높은 매각가가 문제인데, 시장이 공감할 수 있는 매각가라면 대형 금융지주들도 원매자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적기시정조치 받은 롯데손보…다음 달 경영개선계획서 제출

롯데손보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서는 예정대로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해 금융위원회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롯데손보는 2024년 6월 경영실태평가에서 종합 등급 3등급(보통)을 받았지만, 자본 적정성에서 4등급(취약)을 받았고 같은 해 11월 금융위는 롯데손보에 대한 적기시정조치(경영개선권고)를 의결했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당국이 부실 금융사에 증자나 채권 처분 같은 재무 개선 조치를 이행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 적기시정조치에는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등의 단계가 있다. 경영개선권고는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유도하는 조치로 보험사 자본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예방적 성격을 가진다. 경영개선권고를 받은 보험사는 경영개선계획을 충실히 이행하면 조치가 종료되지만 이행하지 않거나 승인받지 못하면 경영개선 '요구', '명령' 순으로 격상된다.

올해 초 롯데손보는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지만 금융위는 구체성, 실현 가능성 및 근거 등이 부족하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이어 지난 3월 금융위는 롯데손보에 대해 경영개선권고에서 한 단계 격상한 경영개선요구 조치를 의결했다.

이에 롯데손보는 다음 달까지 자산 처분, 비용 감축, 조직 운영 개선, 자본금 증액, 매각 계획 수립 등 자본 적정성(계량·비계량 항목 종합)을 높이기 위한 경영개선계획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금융위가 해당 계획을 승인할 경우 롯데손보는 향후 1년 6개월간 개선 작업을 이행하게 된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