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간병보험 시장 잡아라…'터줏대감' 손보사 vs '다크호스' 생보사

생보사, GA·방카 앞세워 치매·간병보험 매출 전년 대비 2배 '급증'
'꿈의 치료제' 레켐비 보장 경쟁 치열…금감원, 과당 경쟁 '예의 주시'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치매·간병보험 초회보험료는 1365억 48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5%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어르신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5.5.27 ⓒ 뉴스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손해보험사가 선점해 온 치매·간병보험 시장에 생명보험사들이 적극 나서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생보사들은 지난해 GA(법인보험대리점)와 방카슈랑스 채널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치매·간병보험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확대했다. 올해 보험사들의 치매·간병보험 매출 경쟁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치매·간병보험 초회보험료는 1365억 48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5% 증가했다.

치매·간병보험 초회보험료 규모에서는 손해보험사가 생명보험사보다 2배 넘게 많지만, 지난해 증가세에서는 생보사가 더 가팔랐다. 그동안 손보사가 선점해 온 치매·간병보험 시장에 생보사가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손보사 치매·간병보험 초회보험료는 937억 59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9% 늘었고, 같은 기간 생보사는 427억 9000만 원으로 2배 넘게 급증했다. 초회보험료는 보험계약 체결 시 최초로 납입되는 보험료로, 보험사의 신계약 실적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생보사들은 치매·간병보험 신상품 출시와 함께 판매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치매의 조기 발견과 최신 약물 치료를 통해 치매 치료의 골든타임을 지켜주는 '교보더안심치매·간병보험(무배당)'을 올해 초부터 판매 중이다. 이 상품은 최신 의료 트렌드를 반영해 업계 최고 수준의 표적치료 보장과 장기간병 지원 체계를 결합, 환자와 가족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또 지난달에는 NH농협생명이 치매 진행 단계별 보장을 강화한 'NH올원더풀기억안심치매보험'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NH농협금융지주 시니어 브랜드인 'NH올원더풀'을 적용한 생명보험 1호 상품으로, 경도 치매 진단 시에도 최대 10년간 매월 생활자금을 지급해 장기간 치료 및 돌봄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설계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여기에 이달 초에는 KB라이프가 치매와 장기요양을 동시에 대비할 수 있는 'KB 골든라이프 딱좋은 간병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고령화로 급증하는 간병 수요와 치매 치료 환경 변화에 대응해, 치매 간병과 건강보장을 하나로 통합한 종합 보장 상품으로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치매·간병보험 매출 확대 이끈 주역은…'GA·방카슈랑스'

지난해 치매·간병보험 매출 확대는 GA와 방카슈랑스 채널이 주도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GA의 치매·간병보험 초회보험료는 218억 51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6.2% 급증했고, 방카슈랑스는 998억 2400만 원으로 5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속설계사는 113억 2600만 원으로 24.2% 감소했다.

업권별로는 생보사 GA 채널의 치매·간병보험 매출은 150억 73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1% 증가했고, 방카슈랑스는 227억 4900만 원으로 197.1% 급증했다. 같은 기간 손보사 GA 채널의 치매·간병보험 매출은 67억 7800만 원으로 143.7% 증가했고, 방카슈랑스는 770억 7500만 원으로 40.5% 늘었다. 지난해 보험사들은 치매·간병보험 매출 확대를 위해 GA와 방카슈랑스에 경쟁적으로 높은 수수료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방카슈랑스의 치매·간병보험 판매력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전체 치매·간병보험 초회보험료 중 방카슈랑스의 비중은 무려 73.1%다. 방카슈랑스(Bancassurance)는 은행(Bank)과 보험(Insurance)의 합성어로, 은행 창구를 통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제도다.

통상적으로 방카슈랑스에서는 상품 구조가 단순한 저축성 보험 위주로 판매되고, 상품 구조가 복잡한 보장성 보험 판매는 저조한 편이다. 하지만 치매·간병보험 초회보험료 비중은 방카슈랑스가 다른 채널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다. 이는 보험사들이 은행 창구를 이용하는 고령층 고객을 대상으로 치매·간병보험을 판매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영업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꿈의 치료제' 레켐비 보장 경쟁 치열…금감원, 과당 경쟁 '예의 주시'

올해도 치매·간병보험 매출 확대를 위한 보험사들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꿈의 치료제'로 불리는 레켐비 보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치매 신약인 레켐비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 인지장애 치료 등에 사용되며, 기존 약물이 증상 완화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치매 진행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총 투약 기간이 18개월·36회 정도이고 치료비가 최대 4000만 원에 달해 환자의 의료비 부담이 상당하다. 이에 보험사들도 앞다퉈 보장을 확대하며 레켐비 비용 담보를 출시했다. 실제 금감원도 레켐비 비용을 보장하는 '표적 치매 약물 치료비' 담보의 과당 경쟁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동안 손보사가 선점해 왔던 치매·간병보험 시장에 생보사들이 적극 진출하면서 GA, 방카슈랑스 등의 채널에서 판매 경쟁도 더 치열할 전망이다.

손보사들은 과거부터 치매·간병보험을 노후자금 형태로 활용할 수 있도록 판매해 왔다. 간병보험을 여러 개 가입하고 노후에 간병 상황이 발생하면 보험금을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형태다. 하지만 최근에는 간병 등급, 방식과 치매 등급과 치료 등 다양한 담보를 개발해 판매하며 치매·간병보험 시장을 확대해 왔다.

반면 생보사는 과거 종신보험을 판매하며 치매·간병상품을 특약 형태로 판매하거나, 생존기간이 길어지면서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간병 또는 연금 등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넣어 장기요양상품을 판매했다.

이에 생보사들은 손보사들보다 치매·간병 보장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근 제3보험, 장기인보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생보사들도 암보험, 건강종합보험 등에 이어 치매·간병보험 판매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3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작년부터 생보사들도 치매·간병보험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는 분위기"라며 "생손보사를 막론한 치매·간병보험 판매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이고, 특히 GA와 방카슈랑스 채널을 이용한 판매 전략도 올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