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실손' 출시 5월로 또 연기…당국, 갈아타면 '보험료 50% 할인' 검토

'관리급여' 3분기 도입 예정…5세대 실손 출시 후 관리급여 공백 불가피
당국, 기존 가입자 5세대 실손 전환 시 보험료 3년간 50% 할인 검토 중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번 달 출시가 유력했던 5세대 실손보험의 출시 일정이 다음 달로 미뤄졌다. 사진은 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2024.11.5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5세대 실손보험 출시가 다음 달로 연기됐다. 당초 5세대 실손보험은 지난해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올해 초로 미뤄진 데 이어 다시 4월로 연기된 바 있다. 금융당국은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경우 보험료를 3년간 약 50% 할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보건복지부가 추진하고 있는 '관리급여'가 3분기에 도입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이후 관리급여 공백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아울러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의 전환을 위한 계약 재매입, 실손보험 선택형 특약 등 도입 방안도 구체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번 달 출시가 유력했던 5세대 실손보험의 출시 일정이 다음 달로 미뤄졌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5세대 실손보험은 금융당국이 아닌 다른 부처에서 검토하고 있어 절차적으로 관계 부처에서 결정돼야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출시 일정은 5월 중 언제라고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현재 5세대 실손보험과 관련한 약관 정비와 가이드라인 확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5세대 실손보험 출시는 관계 부처 간 협의와 규제 심사가 완료돼야 최종 일정이 확정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5세대 실손보험 출시가 미뤄진 이유에 대해 절차상 문제일 뿐 상품 구조 자체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금융당국은 올해 초에도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준비가 대부분 마무리됐고, 감독규정 개정 등 제도 정비와 보험사 전산 작업만 완료되면 바로 상품 판매가 가능하다고 밝혀 왔다.

건보 재정 위협하는 '실손보험·비급여'…5세대 실손·관리급여 도입 추진

정부는 실손보험과 비급여 진료를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지목하고, 무분별한 의료 이용 억제를 목표로 한 실손보험·비급여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실손보험 개혁의 핵심은 5세대 실손보험 출시로 비급여 항목을 중증·비중증으로 나눠 보장을 차등화하는 것이다. 비급여는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항목으로, 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비급여 의료비의 일부를 실손보험이 보장하고 있다.

새롭게 신설되는 중증 비급여는 암·심장·뇌혈관질환 등 산정특례 대상 질환에 한정해 현행 보장을 유지하되, 상급병원 입원 시 자기부담 한도를 연 500만 원으로 설정하는 방식이다. 반면 비중증 비급여는 보상 한도를 연간 50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회당 20만 원에서 일당 20만 원으로 조정하고, 병의원 입원 시 보상 한도도 현행 없음에서 회당 300만 원으로 제한된다.

실손보험 개혁은 보건복지부의 비급여 개혁과 함께 추진된다. 비급여 개혁의 핵심은 '관리급여' 신설로, 비급여 중 진료비 규모가 큰 항목을 관리급여로 별도 설정해 관리하는 것이다. 복지부는 관리급여를 건강보험 급여의 일종으로 포함해 가격을 관리하고, 진료비는 건강보험 5%, 자기부담금 95%를 적용할 예정이다.

관리급여 도입은 남용 우려가 크고 진료비가 높은 비급여 항목을 정부가 직접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다. 관리급여로 선정된 비급여 진료는 정부가 가격을 통제하는 만큼 소비자의 의료 이용 비용이 급여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부는 지난해 말 도수치료,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 등을 관리급여로 선정된 데 이어, 이달 초 '2026년도 제1차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를 열고 언어치료의 급여화 방안을 검토했으며, '체외충격파치료'는 의료계 자율 시정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관리급여 대상 항목은 적합성평가위원회 및 전문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급여 기준과 가격을 결정한다.

계약 재매입 등 '지지부진'…5세대 실손, 갈아타면 보험료 50% 할인 검토 중

금융권에서는 5세대 실손보험 출시 지연의 원인 중 하나로 관리급여 도입 연기를 지목한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관리급여는 상반기 내 시행 예정이었지만, 수가와 적용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시행 시점이 3분기로 미뤄졌다.

5세대 실손보험은 준비 과정부터 관리급여와 연계돼 왔다. 실제 5세대 실손보험은 과잉진료 논란이 큰 일부 비급여 항목을 보장에서 제외하는 대신, 해당 항목을 관리급여로 별도 보장하는 구조다. 복지부 계획대로 관리급여가 3분기 중 도입될 경우, 5세대 실손보험이 5월 중 출시되면 약 4개월 이상의 시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에 따라 두 제도 간 시차로 인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5세대 실손보험 전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계약 재매입' 방안도 여전히 논쟁거리다. 지난 2013년까지 판매된 1세대와 초기 2세대 실손보험은 비급여 의료비에 대해 본인부담금이 없거나 최대 20% 수준이다. 전체 가입자의 약 44%인 약 1600만 명이 가입한 상태다.

재가입 주기가 없어 소비자가 직접 전환하지 않는 한 약관 변경이 어렵다. 이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에게 일정 금액을 지급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계약 재매입' 방안을 검토해 왔다.

금융당국은 '계약 재매입'과 함께 '실손보험 선택형 특약' 도입도 검토 중이다. 이는 기존 계약을 유지하면서 가입자가 일부 비급여 항목을 선택적으로 제외하면 보험료를 인하하는 방식이다. 특히, 도수치료, 비급여 주사, 비급여 자기공명영상(MRI) 등 과잉 비급여 항목을 제외하는 것이 유력하다. 하지만 계약 재매입과 선택형 특약 도입 논의는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계약재매입의 실효성과 재매입 가격 등을 두고 각 사별로 입장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가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할 경우 보험료를 3년간 약 50% 할인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연령과 성별 등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월 실손보험료는 1만 원 내외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실손보험료 50% 할인에도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5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전환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지난 2022~2023년 4세대 실손보험 출시 당시 시행 됐던 전환 보험료 50% 특별할인을 실시했지만, 전환률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의 5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 위한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도 필요하지만, 무조건 혜택을 주기보단 가입자들의 자연스러운 이동을 유도하는 방식도 고민해야 한다"며 "실손보험료 인상은 연간 25%로 제한돼 있고, 이마 저도 당국의 눈치를 보며 인상하는데, 실손보험료를 과감하게 인상해 1·2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자연스럽게 보험료가 저렴한 5세대 실손보험으로 갈아타게 유도하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