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사태 후폭풍"…호르무즈 해협 선박 '전쟁위험 특약' 보험료 인상

보험료 인상 안내문을 통보한 뒤 7~10일 이후 인상요율 적용

3일(현지시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해안에 유조선들이 늘어서 있다. 2026.3.3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내외 재보험사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해상보험 '전쟁위험 특약' 보험료를 이번 주부터 올린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재보험사들이 이번 주 해상·선박보험의 '전쟁위험 특약' 보험료를 인상한다.

해상보험은 선박 운항이나 해상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선박·화물·운송 관련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국제무역과 해상 물류에서 필수적인 보험으로, 전통적으로 가장 오래된 보험 형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해상보험은 사고 규모가 큰 만큼 보험사들은 계약을 수임한 뒤 리스크의 70~90% 이상을 재보험사에 출재해 위험을 분산한다.

보험업에서 통상적으로 전쟁, 내란, 테러 등의 위험은 '면책' 사유다. 하지만 해상보험에서는 특약으로 분리해 해당 리스크를 인수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박이 전쟁, 내란, 테러 등의 위험이 있는 지역을 항해할 경우 특약을 통해 보장하는 방식이다.

전쟁 등의 위험이 발생하면 재보험사는 위험요율을 산정해 보험사에 통보하고, 보험사는 기업 등의 계약자에게 안내문을 통해 전쟁 위험으로 인한 보험료 인상을 통보한다. 해상보험 보험요율은 보험사가 인수한 계약의 위험을 분사하기 위해 재보험사가 산정한 요율을 기준으로 결정된다. 쉽게 말해 보험료 인상 수준을 재보험사가 산정한다는 의미다.

만약 계약자의 선박이 전쟁 등 위험 지역을 항해해야 한다면 기존의 전쟁위험 특약을 해지하고 인상된 보험료로 다시 계약해야 한다. 국내외 재보험사들은 통상 안내를 통보한 뒤 7~10일 이후 보험료 인상을 적용한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이 시작된 만큼 영업일 기준으로 보면 재보험사들의 전쟁위험 특약 안내는 지난 2일 이후 발송됐을 가능성이 크다. 현황 파악 및 보험요율 산출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빠르면 9일에서 12일 사이부터는 보험료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란 사태가 발발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국내 기업의 선박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는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5분의 1이 통과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해상·선박보험은 리스크가 큰 만큼 국내 보험사들은 물론이고 국내 유일의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도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해상·선박보험은 자금력이 있는 해외 글로벌 재보험사들이 주로 인수하고 있다.

코리안리 관계자는 "해상보험 전쟁위험 특약 보험료 인상 관련 안내서를 발송한 날짜를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안내서 발송 7일 이후 보험료를 인상한다"며 "지난 9일 기준으로는 아직 보험료 인상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고 이르면 10일 이후부터 순차적으로 보험료가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보험 업계에서는 해상보험료가 최대 50%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를 들면 선박 가치 1억 달러 기준 항해당 보험료가 25만 달러에서 37만 5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

또 일부 보험사는 해상보험 중 적재 관련 담보는 일시적으로 인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험업계는 해상보험의 경우 계약별 보장 규모 등이 크게 달라 인상률 수준을 일률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은 해상보험 포트폴리오 비중이 크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의 리스크가 큰 만큼 기업들도 해당 지역으로 출항하지 않고 있다"며 "상황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급변하는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