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살려고 오토바이 타는데"…'생계형 라이더' 보험료 문턱 낮춘다

KB손보, 개인용 이륜차 보험료 5.5% 인하…포용적 금융 '실천'
생계형 배달라이더 증가세…경쟁 심화에 사고 위험도 커져

31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 배달 노동자가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쿠팡이츠가 안정적인 배달원(라이더) 확보를 위해 건당 6000~6500원까지 최소 배달비 보장 카드를 꺼내들었다. 쿠팡이츠는 지난 6월 시범 도입한 배달비 리워드 프로그램을 확정, 오는 9월1일부터 전면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배달비가 3000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높은 셈이다. 2021.8.31 ⓒ 뉴스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먹고살기 위해 눈과 비를 뚫고 달리는 생계형·청년층 배달라이더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KB손해보험이 개인 소유 이륜차 보험료를 인하한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은 생계형·청년층 배달라이더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포용적 금융 차원에서 개인 소유 이륜차 보험료를 5.5% 인하하기로 했다. 책임 개시일은 18일부터다.

이륜차보험은 오토바이 운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비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으로, 사고 발생 시 상대방의 인적·물적 피해를 보상한다. 책임보험 외에도 대인·대물 보장 한도를 확대하는 종합보험에 가입할 수 있으며, 자기신체사고나 차량손해 담보 등을 추가로 선택할 수 있다.

이륜차보험은 음식 배달과 퀵서비스 등 유상운송에 종사하는 배달라이더들이 주로 가입하는 상품이다. 생계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고 이륜차를 운행해야 하는 라이더 상당수는 높은 보험료 부담 때문에 보장 범위가 제한적인 의무보험 위주로 가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상운송용 이륜차 보험료는 평균 103만 1000원으로, 가정용 보험료 17만9000원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이 같은 격차는 생계형 배달라이더에게 상당한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KB손해보험 제공
'경쟁 심화'에 위험으로 몰린 생계형 배달라이더

배달라이더는 코로나19 이후 크게 늘어 약 48만 명 수준으로 추산되며, 특히 생계형 라이더의 비중이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 시기에는 배달 단가 상승과 주문 폭증으로 비교적 높은 수입을 올리는 경우도 있었지만, 2023년 이후 시장이 안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배달 수요는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공급 인력이 늘어난 상태가 지속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경쟁 심화는 생계형 배달라이더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업 라이더의 경우 월 목표 수입을 맞추기 위해 하루 8~12시간 이상 운행해야 하는 데다, 날씨와 지역, 시간대에 따라 주문량 편차가 커 월 소득이 일정하지 않다는 점도 가장 큰 불안 요소로 꼽힌다.

이륜차 운행 특성상 교통사고 위험도 높다. 장시간 운행과 시간 압박, 악천후 속 배달은 사고 가능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생계형 라이더는 운행 시간을 쉽게 줄이기 어려워 피로 누적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사고 발생 시 치료비와 함께 휴업에 따른 소득 손실까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감원 '이륜차보험 요율체계 합리화' 추진…"사회안전망 기능 강화"

이에 금융감독원도 생계형·청년층 배달라이더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고 이륜차 운전자의 소비자 권익을 강화하기 위해 보험개발원 및 보험업계와 협업해 ‘이륜차보험 요율체계 합리화’를 추진하고 있다.

요율체계 합리화 방안의 주요 내용은 △자기신체사고 보험료 부담 완화 △시간제보험 가입 대상 확대 △과거 계약의 할인등급 승계 등이다. 이번 제도 개선은 각 보험사의 요율서와 보험개발원 참조요율서를 개정해 내년 1분기 시행될 예정이다.

금감원은 "배달라이더와 이륜차 교체 차주의 보험료 부담이 완화되면서 보험의 사회안전망 기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륜차 운전자의 안전 운행을 유도하고 위험도에 적합한 보험료 부과를 위해 자동차보험과 유사하게 다사고자에 대한 '할증등급 제도' 도입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