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 '시니어 사업'에 도전장…생보사, 요양사업 경쟁 불붙는다
KB·신한 등 금융지주계 보험사 요양사업 선점
삼성·하나생명 이어 동양생명도 시니어 사업 진출 예정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보험업계 1위사 삼성생명이 시니어 요양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보험업계에 요양사업 경쟁 본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요양사업은 금융지주 계열 생명보험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KB라이프의 KB골든라이프케어가 요양사업 시장에서 가장 앞서 있고, 신한라이프의 신한라이프케어도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다. 그리고 하나생명은 올해 6월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를 출범시켰다. 여기에 지난 7월 우리금융에 편입된 동양·ABL생명도 요양업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달 말 자회사 삼성노블라이프를 대상으로 31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고, 이와 별도로 삼성노블카운티 토지와 건물에 대해 4225억 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별도로 진행 중이다.
삼성노블카운티는 지난 2001년 개소해 일반세대, 프리미엄세대로 구성된 시니어타운과 요양센터 너싱홈을 갖췄다. 삼성생명은 4분기중 자회사 토지 및 건물 등에 부동산권리계약을 지원할 예정이고, 현재는 계열편입 신고를 마치고 통지를 대기 중이다. 삼성생명은 생명보험사 중 네 번째로 요양 자회사를 두게 된다.
그동안 요양사업은 금융지주계열 생보사들이 주도해 왔다. 금융지주들은 특화 브랜드를 선보이며 시니어 고객을 모으고 있고, 이들은 계열사 간 시너지를 앞세워 맞춤형 자산관리부터 요양·상속에 이르기까지 토탈 케어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다.
최근에는 금융지주계열사 뿐만 아니라 일반 생보사들도 요양산업 진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권이 요양산업에 주목하는 건 초고령화 사회 도래와 함께 늘어나고 있는 돌봄 수요에 대응하고 해당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다. 단순 요양시설 제공을 넘어 금융·헬스케어·부동산 등을 연계한 시니어 플랫폼 구축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여기에 생보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이 요양사업에 진출하면서 보험업계 경쟁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요양사업에 가장 앞서 있는 보험사는 KB라이프다. KB라이프의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는 지난 6월 5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지난달에는 경기 수원시 광교 신도시에 프리미엄 요양 시설 '광교 빌리지'의 운영을 시작했다. 이는 위례, 서초, 은평에 이어 KB골든라이프케어의 네 번째 요양시설이다. 여기에 다음 달에는 강동 빌리지 개소가 예정이다. 또 평창 카운티를 비롯해 강동·위례·은평 데이케어센터도 운영 중이다.
신한라이프는 요양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에 올해만 총 500억 원을 투입했다. 신한라이프케어는 지난해 경기도 성남시에 주간보호시설 분당데이케어센터를 개소했다. 올해 말엔 하남 미사와 내년에는 부산 해운대에 최대 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신규 요양시설을 설립할 예정이다.
또 하나생명은 지난 6월 자회사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를 출범했다. 노인복지시설 운영 역량 확보를 통해 토털 라이프케어 전문 회사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하나더넥스트 라이프케어는 오는 2027년 오픈을 목표로 경기 고양시 일대에 요양시설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 7월 우리금융그룹으로 편입된 동양·ABL생명도 향후 요양업 진출이 유력하다. 우리금융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동양·ABL생명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시니어 하우징(노인층 대상 주거·편의 서비스 제공 시설)'과 '시니어 케어'를 핵심축으로 한 금융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금융은 고령자·유병자 대상 보험상품 개발과 돌봄 연계 금융서비스, 보험금 청구권 신탁 등 고령층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교보생명은 요양사업 대신 헬스케어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0월 헬스케어 자회사 '교보다솜케어'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헬스케어 사업에 나서고 있다. 교보다솜케어는 고객의 건강 유지 및 증진, 질병 예방 등 전반적인 건강 관리를 주요 업무로 삼고 있다. 자본금은 총 52억 4000만원이며, 교보생명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교보다솜케어 설립에 대해 "고령화와 생활습관 변화로 인해 건강한 삶에 대한 고객 니즈가 커지는 상황에서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생보사들이 요양사업에 적극적인 이유는 생명보험 산업의 성장성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출산,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로 인해 종신보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가운데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시니어케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손보사의 경우 사업 특성상 요양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제한적이어서 소극적인 상황이다. 현재 업계에서 요양사업 진출을 검토 중인 곳은 DB손해보험뿐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상품 개발에 한정적인 만큼 요양사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일본 등 해외에서도 생보사들 중심으로 실버산업에 진출하고 있다"며 "초고령화 사회 진입과 함께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생보사는 요양·실버산업을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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