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순이익 2위 '지각변동'…메리츠, DB 제치고 교보는 한화 앞섰다

DB손보, 장기·자동차 등 보험손익 감소…한화생명 투자손익 줄어
경북 산불, 금호 타이어 화재 등 일회성 요인에 상반기 보험손익 '휘청'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사옥/사진제공=각 사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올해 상반기 경북 산불 사고, 금호 타이어 공장 화재, 제도변경 등 일회성 요인의 영향으로 보험사의 순이익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순이익 2위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모두 바뀌는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메리츠화재는 손보업계 순이익 2위사 DB손보를 앞질렀고, 교보생명은 생보업계 2위사 한화생명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987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6조 2114억 원으로 7.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조 3289억 원으로 0.6%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메리츠화재는 손보업계 2위사 DB손보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거두었다. DB손보의 상반기 순이익은 906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3%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조 4911억 원으로 12.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 2590억 원으로 14.5% 감소했다.

보험사의 미래 이익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에서는 DB손보가 13조 2310억 원, 메리츠화재는 11조 2482억 원을 기록했다.

메리츠화재는 DB손보를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에서 모두 앞섰다. 메리츠화재의 보험손익은 72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했고, 투자손익은 6048억 원으로 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보험손익 6704억 원으로 38.9% 급감했고, 투자손익은 5886억 원으로 57.1% 증가했다.

메리츠화재와 DB손보가 모두 투자손익은 크게 증가한 만큼 양사의 실적은 보험손익에서 갈렸다. DB손보는 장기·일반·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손실규모가 컸다.

DB손보의 장기보험 손익은 65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 감소했고, 자동차보험 손익은 7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1% 줄었다. 또 지난해 상반기 935억 원을 거둔 일반보험 손익은 올해 상반기 583억 원 규모의 적자로 돌아섰다.

DB손보 관계자는 "경북 산불 사고, 금호 타이어 공장 화재 등 영향으로 일반보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며 "자동차보험은 4년 연속 요율 인하 등 영향으로 보험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생명보험사 순이익 순위에서도 2위사의 변화가 있었다. 올해 상반기 교보생명의 순이익은 59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생보업계 2위사 한화생명의 순이익은 4620억 원으로 30.7% 줄었다.

특히, 한화생명은 투자손익이 크게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한화생명의 투자손익은 4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4.6% 감소했고, 보험손익도 1760억 원으로 35.9% 줄었다. 이 기간 교보생명의 보험손익 253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 감소했지만, 투자손익이 4969억 원으로 4.9% 증가했다.

한편, 보험업계 부동의 1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각각 1조 원을 넘어서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삼성생명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조 394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며 대형 생손보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늘었다. 같은 기간 삼성화재 순이익은 1조 247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제도변경, 산불 및 대형 화대 등 요인으로 대부분 보험사의 보험영업이익 손실이 커졌고 이로 인한 순이익 희비가 엇갈렸다"며 "하반기에는 손해율 관리와 함께 투자이익 확대가 보험사 실적을 가르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