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ABL생명, 요양사업 진출 속도 내나…"부지 선점이 핵심"
고령층 돌봄 수요 대비 시설 확충 '부지 선점'에 달려
KB·신한·하나금융 계열 보험자회사 요양사업 본격 경쟁
-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동양·ABL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한 우리금융그룹은 가장 먼저 요양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 계열 보험 자회사들이 요양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서울 및 수도권 내 빠른 부지 선점에 따라 요양사업의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계열사 편입을 완료했다. 지난해 8월 28일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지 약 10개월 만이다.
우리금융은 가장 먼저 동양·ABL생명을 통해 장기요양사업 자회사를 설립하고, 요양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 산하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동양·ABL생명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시니어 하우징하우징과노인층 대상 주거·편의 서비스 제공 시설)'과 '시니어 케어'를 핵심축으로 한 금융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금융은 고령자·유병자 대상 보험상품 개발과 돌봄 연계 금융서비스, 보험금 청구권 신탁 등 고령층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장기요양시설은 노인성 질병 등 사유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노인을 돌보는 시설로 요양원과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 등 공동체 중심의 '시설급여 제공기관'과 방문 서비스와 보호센터 중심의 '재가급여 제공기관'으로 나뉜다.
보험사들이 진출하는 분야는 재가급여 제공기관이다. 대표적인 재가급여 시설인 데이케어센터는 통상 장기요양등급 3~5급 판정받은 노인들이 이용한다. 집에서 거주하지만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이 주야간 매일 오간다. 고령층에 도움이 되는 각종 프로그램으로 △신체적 △심리적 △정서적 기능의 유지 향상을 돕는다. 노인들의 유치원이라고도 불린다.
보험사들은 요양사업이 당장 큰 수익성을 보장하는 시장은 아니지만, 향후 늘어날 고령층 돌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다. 요양사업에 진출한 보험사들은 데이케어센터를 시작으로 요양시설,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 시장까지 확대 진출을 노리고 있다.
금융지주 중 가장 먼저 요양사업에 뛰어든 회사는 KB금융이다. KB라이프는 지난 2023년 10월 계열사 KB손보로부터 요양사업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한 이후 공격적인 투자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KB골든라이프케어는 2023년 12월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첫 임대형 실버타운 '평창카운티'를 개소했고 올해는 5월 '은평빌리지'를 시작으로, 8월 '광교빌리지', 10월 '강동빌리지' 등 총 3개 도심형 요양시설을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KB라이프는 KB골든라이프케어 인수 직후인 2023년 10월 말 400억 원에 이어 지난달 말 500억 원을 추가 출자했다.
오는 9월까지 시니어 전담 컨설팅 조직인 KB골든라이프센터를 수도권 5곳에서 전국 12곳으로 두 배 이상 늘리며 기능 강화 속도전에 나설 계획이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1월 기존 헬스케어사업 자회사 신한큐브온을 요양사업 자회사 신한라이프케어로 전환해 사업을 개시했고, 같은 해 11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이매동에 첫 주간보호시설 '분당데이케어센터'를 개소했다.
올해 12월에는 경기 하남시 덕풍동에 첫 도심형 요양시설을 개소하고, 2027년에는 서울 은평구에 첫 실버타운(노인복지주택)도 개소할 계획이다. 이 같은 요양시설 확대를 위해 신한라이프는 올해 1월 신한라이프케어에 250억 원을 출자했다.
하나생명도 지난달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의 법인 설립 등기를 신청하고 요양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는 요양 시설 등 노인복지시설의 운영 역량을 확보해 토털 라이프케어 전문 회사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서울시와 수도권 시니어 고객 대상 요양 시설 건립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경기 고양시의 한 부지를 매입하고 설계를 준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KB골든라이프케어를 필두로 신한라이프케어, 하나더넥스트라이프케어까지 금융지주 소속 보험사 자회사들이 요양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도 빠르게 요양사업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위해 우선 부지 선정에 빠르게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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