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미뤄진 '車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이번엔 '정보조회 수수료' 진통

핀테크 "보험업계가 무리한 '정보 조회 수수료' 요구하고 있다"
보험업계 "판매수수료 받아가는 만큼 적당한 '정보 조회 수수료' 내야"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의 출시가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의 '정보 조회 수수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며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재찬 보험전문기자 = 지난해 연말 출시될 예정이었던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의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보험개발원과 핀테크업계가 논의 중인 '정보 조회 수수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핀테크 업계는 보험개발원이 혁신금융서비스 수수료와 맞지 않은 높은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보험개발원은 보험사가 핀테크 업계에 판매수수료를 받아 가는 만큼 적절한 '정보 조회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의 출시가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의 '정보 조회 수수료'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며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월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를 출시했다. 플랫폼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는 금융위가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한 11개 핀테크사가 단기보험,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저축성보험, 펫보험, 신용보험 등 5개 상품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다.

지난해 출시된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는 금융위의 기대와 달리 실제 보험가입으로 연결되는 건수가 많지 않았다. 지난해 9월 약 81만 명이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실제 플랫폼을 통해 보험에 가입한 고객은 약 7만3000명에 불과했다. 사실상 보험상품 비교·추천서비스는 실패한 셈이다.

금융위는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의 실패 원인으로 플랫폼과 보험사 CM채널의 가격차이, 보험료 계산·비교의 부정확성 등으로 인한 소비자 신뢰 하락 등을 지목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9월 보험학계·유관기관·연구기관·보험사·보험협회 등이 참여하는 제3차 보험개혁회의를 개최하고 지난 연말까지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보험개혁회의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에서 모든 보험사가 플랫폼과 CM채널 보험료율을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개선하게 하고, 소비자들이 비교추천 서비스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서비스 UI(User Interface)를 고도화하게 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이용자들의 정확한 보험료 산출을 위해 차량정보, 기존계약 만기일, 특약할인 정보 등의 정보들을 보험개발원이 핀테크사와 공유하도록 했다. 다만, 핀테크사는 공유받은 정보를 활용 이후 폐기해야 하며, 마케팅 목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당초 지난해 연말 출시될 예정이었던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은 아직도 출시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의 출시를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보험개발원이 핀테크에 제공하는 차량정보, 기존계약 만기일, 특약할인 정보 등 정보들에 대한 조회 수수료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과 핀테크 업계는 '정보 이용 수수료'를 두고 협상 중이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와 관련해 보험업계와 입장차이가 커 합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대환대출 수수료가 10원 수준으로 알고 있는데 보험개발원은 몇백 원 수준의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어 혁신금융 서비스 수수료율과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미 보험사들은 핀테크에 자동차보험 판매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굳이 판매에 필요한 정보까지 거저 제공할 필요는 없다"며 "정보제공을 위한 시스템에 보험사가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만큼 핀테크도 합당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보험업계와 핀테크업계의 '정보 이용 수수료'와 관련한 입장차이가 커지면서 양업계에서는 이달에도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의 출시가 어려운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일부 중소형 핀테크사는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 2.0'에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보험 수수료가 CM채널 보험료율로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일명 '네카토'로 불리는 네이버, 카카오, 토스와 차별성이 없어져 경쟁이 어렵다는 점이다. 중소형 핀테크 입장에서는 '비교·추천서비스' 출시를 위해 시스템 구축 및 운영을 위한 비용을 투자했지만,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중소형 핀테크사 관계자는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해 운영해 보니 돈이 되지 않고, 서비스가 MAU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대형 핀테크인 '네카토'와 차별성이 없어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현재 중소형 플랫폼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금융당국에 전달했고, 조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cp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