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지주갔더니 실적 '쑥'…카디프손보도 성공공식 이어갈까

푸르덴셜 순익 20배·하나손보 흑자전환…신한라이프, 빅4체제 재편
규모작고·적자지속 카디프, 단기 실적 향상보단 디지털손보 전환 지켜봐야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송상현 기자 = 금융지주 품에 안긴 보험사들이 피인수 후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단기간에 호실적을 내면서 성공 공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금융지주 편입 후 2년차인 푸르덴셜생명과 하나손해보험이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으며 올해 출범한 신한라이프는 생보업계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로 편입될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역시 또 하나의 성공사례가 될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카디프손보의 경우엔 기존 사업에 의존하기보다는 디지털손보사로 완전히 탈바꿈할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 실적향상보다는 그룹 차원의 플랫폼 강화 전략의 일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재편을 지켜봐야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푸르덴셜·하나손보 등 2년차 눈에 띄는 실적…신한라이프 업계 빅4로 껑충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의 실적이 호조를 나타냈다. 지난해 9월 KB금융그룹에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556억원으로 전년 동기(111억원)에 비해 2202.7% 증가했다. KB금융 순이익(3조798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7%까지 확대됐다. KB금융에 합류한 직후인 지난해 하반기 기여도는 1.6%에 그쳤었다.

푸르덴셜생명은 같은 지주 내 계열사인 KB생명, KB손해보험과 협업하면서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GA(독립법인보험대리점) 관리 노하우를 공유하고, 교차판매도 늘려가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옛 더케이손해보험) 역시 지난해 9월 하나금융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59억원을 기록하며 출범 1년여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실적 향상의 이유는 자동차손해율 개선이지만 지난해부터 꾸준히 확대해온 계열사 간 협업 확대도 빛을 발하고 있다. 하나손보는 지난해 12월 하나은행을 통해 기업성 일반보험을 방카슈랑스로 오픈한 데 이어 지난달 초부터는 하나은행과 손잡고 업계 최초로 기업성일반보험(기업종합보험) 상품을 모바일로 선보였다.

지난 7월 통합법인으로 새로 출범한 신한라이프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4019억원으로 전년 동기(3846억원)보다 4.5% 증가했다. 아직 통합법인 출범이 5개월 차로 시너지를 논하기 어려운 시점이지만 통합 이후 생보업계 빅3인 한화생명, 교보생명과 대등한 수준의 실적을 내며 생보업계 빅4 체제 재편을 공식화하고 있다. 기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가진 포트폴리오의 강점을 살리며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도 분주하게 진행 중이다.

지주 내로 편입된 보험사들은 계열사 간 활발한 협업을 바탕으로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면서 실적향상을 이끄는 일종의 성공공식을 만들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사옥 전경.ⓒ 뉴스1

◇디지털보험사로 탈바꿈하는 카디프, 실적향상까진 상당한 시간걸릴듯

신한금융으로 편입을 앞둔 BNP파리바카디프손보도 또 하나의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을까.

카디프손보는 자산이 1084억원에 불과한 손보업계 25위 수준의 소형 보험사다. 상반기 기준 직원 수 72명, 설계사 수 166명이다. 앞서 금융지주들이 인수한 보험사들과는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다. 실적도 부진하다. 지난해 총 1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54억원의 순손실을 이어갔다.

취급 상품도 기관을 대상으로 하는 특종보험에 집중돼 있다. 자동차보험, 화재보험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신한금융이 당장 기존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통해 카디프손보의 실적 개선을 기대했다기보다는 손보업 라이선스를 취득하기 위해 카디프손보를 인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그룹 포트폴리오에서 마지막으로 비어있는 손보업권에 진출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카디프손보의 기존 사업을 유지하기보다는 디지털손보사로 전환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상품 라인업을 완전히 재정비하는 등 신규 출범하는 수준의 사업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디지털손보사는 통상 일상생활과 관련된 미니보험을 위주로 영업한다.

이 때문에 카디프손보가 단기간에 실적이 향상되는 성공 공식을 이어가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게다가 보험료가 적은 미니보험을 위주로 한 디지털보험사는 아직 시장에 정착하지 못했다. 각각 8년, 3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교보라이프플래닛과 캐롯손해보험의 사례만 봐도 디지털보험사가 흑자를 내기까진 상당한 시간을 지켜봐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은 물론 그룹 전체의 실적 향상을 위해 보험사를 인수한 경우가 많았다"며 "카디프손보를 인수하는 신한금융의 경우엔 플랫폼 강화라는 그룹 전체 전략에 따라 기초부터 다시 사업을 키워나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ongs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