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8조 팔아치운 외국인…'바이코리아' 조건은 美 금리·반도체 실적

올해 월간 순매수 4월 단 한 번…9월도 12.3조 '팔자'
30일 마이크론 실적, 10월 초 삼성전자 3분기 잠정 실적 발표

ⓒ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올해 들어 국내 증시에서 208조 원 가까이 팔아치운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세로 전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증권가에서는 증시 변동성 완화와 국제유가 하락 등 일부 여건이 개선되고 있지만 결정적 변수는 미국 장기금리 안정과 반도체 실적이라고 분석한다.

28일 코스콤 CHECK의 한국거래소(KRX)·넥스트레이드(NXT) 통합 거래실적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23일까지 코스피에서 207조 9367억 원을 순매도했다.

월간 기준 순매수를 기록한 것은 4월 한 차례뿐이다. 특히 5월과 6월에는 각각 51조 원, 58조 원대 순매도를 기록했고 9월 들어서도 지난 23일까지 12조 2826억 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10월 외국인 수급이 반전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신영증권은 과거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 사례에서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하락 △개인 매수세 약화 △새로운 매수 재료 등장 등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이 가운데 앞선 두 조건이 일부 갖춰졌다는 평가다. VKOSPI는 지난 7월 고점 89.3에서 43.6까지 내려왔고 개인 투자자도 9월 들어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 복귀의 또 다른 변수는 미국 장기금리와 국제유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5일 5.16%를 기록하며 5% 선을 넘어섰다. 9월 들어서만 40bp 넘게 오른 것으로, 높은 금리가 장기화할 경우 주식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고 외국인 수급 회복에도 제약이 될 수 있다.

다만 최근 국제유가 하락은 금리 부담을 일부 덜어주는 요인이다. 지난 25일 미국 증시에서도 10년물 금리가 장중 5.2%를 넘어서자 매물이 출회됐지만 미·이란 실무협상 진전 소식에 유가가 하락하면서 금리 상승 폭도 축소됐다.

유가 하락이 국내 외국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하나증권이 과거 유가 하락 국면을 분석한 결과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70~80달러 수준으로 내려가는 구간에서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순매수를 기록했다.

반도체 실적도 외국인 수급 방향을 바꿀 변수로 꼽힌다. 오는 30일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에 이어 10월 초에는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마이크론은 이미 실적 개선 기대가 높아진 만큼 이번 분기 성적보다 향후 메모리 업황에 대한 전망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HBM4 수요와 D램·낸드 가격, 장기계약, 내년 공급과 설비투자(CAPEX) 전망 등을 주요 확인 대상으로 꼽고 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뿐 아니라 실제 수요와 출하량 증가가 확인될 경우 이익 성장의 지속성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위험이 추가로 커지지 않는다면 10월 초까지 증시가 반등을 시도할 여지도 있다고 봤다.

다만 이 연구원은 "지정학적 위험이 확대되지 않고 전망도 개선되는데 지수가 반등하지 못한다면 금리 불안이 진정되기 전까지 상승 폭 제한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