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계좌 유치하는 증권가…고위험 거래 막고 보호장치 강화

신용·선물옵션 제한…레버리지 상품은 증권사별 기준 달라
미래 고객 확보 위한 자산관리 서비스·금융교육 확대

2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2026.9.22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금융당국이 미성년자 미수거래 금지 명문화를 추진하면서 증권사들이 자녀 명의 계좌에 적용하는 투자자 보호장치에도 관심이 쏠린다. 증권사에 미성년 고객은 성인이 된 뒤에도 거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잠재 고객이다. 조기에 고객 접점을 확보하는 것과 함께 자녀의 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지원할 보호체계를 갖추는 일도 중요해지고 있다.

22일 KB증권·신한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에 따르면 이들 회사는 미성년 계좌에 신용·파생상품 등 일부 고위험 거래 제한과 법정대리인을 통한 주문·투자성향 확인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미성년 고객과 계좌의 자산 규모는 커지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미성년 고객은 2024년 말 21만 명에서 지난해 말 22만 4000명, 올해 8월 말 25만 4000명으로 늘었다. 계좌 수는 같은 기간 22만 9000개에서 24만 7000개, 28만 6000개로 증가했다. 자산 규모도 1조 1000억 원에서 1조 7000억 원, 2조 4000억 원으로 확대됐다.

자녀 계좌는 증권사가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접점이기도 하다. 부모에게는 자녀 자산의 증여·관리 수요가 있고, 자녀에게는 첫 투자 경험을 쌓는 통로가 된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계좌 개설을 넘어 성년 이후 투자와 자산관리까지 이어지는 장기적인 고객 관계를 형성할 기회다.

그만큼 자녀 계좌에 쌓이는 자산이 과도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차입을 이용한 투자는 보유 자금보다 큰 금액을 투자해 손실이 확대될 수 있고, 미수금을 기한 내 납부하지 못하면 장기 보유하려던 주식도 반대매매로 처분될 수 있다.

이들 증권사는 공통적으로 미성년 계좌의 신용거래와 선물·옵션 등 일부 파생상품 거래를 제한한다. 부모가 법정대리인으로 운용하더라도 성인 본인 명의 계좌처럼 모든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미수거래 차단도 확대되고 있다. KB증권은 지난 8월 31일부터 기존 이용 계좌까지 미수거래를 제한했고,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도 미수 주문을 막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다음 달 12일부터 전면 제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미성년자 미수거래 금지를 명문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기자금을 활용한 레버리지 상품의 거래 허용 범위는 증권사마다 다르다. 신한투자증권은 미성년 계좌에서도 국내외 레버리지 상장지수상품(ETP)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역시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거래가 가능하지만, 사전 매매 신청과 교육 이수·등록 등 요건을 거쳐야 한다.

반면 NH투자증권은 미성년 계좌의 레버리지 상품 거래를 제한한다고 밝혔다. 자녀 계좌를 관리하는 부모는 이용 증권사의 상품별 허용 범위와 거래 요건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부모의 계좌 관리 기능과 금융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우리 아이 자산관리 서비스'를 구축하며 부모·자녀 자산 통합관리와 부모 전용 메뉴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KB증권은 전국 초·중·고 대상 '1사1교 금융교육'과 자립준비청년 대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금융취약계층을 위한 교육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부모·자녀 간 주문 위임 절차 고도화와 투자 여정 가이드 개선 등을 통해 미성년 고객의 안전한 금융 이용 환경을 강화하고 있다"며 "연령별 거래권한 차등화, 고위험 상품 접근 관리, 법정대리인 알림 체계 강화 등 추가 보호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