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불안에 원자재값 널뛰기…금감원, ETP 투자 주의 당부

중동 갈등에 원자재 급등락…레버리지·인버스 비중 높아
괴리율 높아 손실 가능성↑…1000원 미만 ETN 자동 상폐

11일 서울 서초구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운전자들이 차량에 기름을 넣는 모습. 2026.9.11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중동 정세 불안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락하면서 관련 상장지수상품(ETP) 투자 위험도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원자재 ETP에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많고 시장가격이 지표가치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어 가격 전망뿐 아니라 상품 구조와 괴리율도 살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22일 국제분쟁으로 변동성이 커진 원자재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투자 시 유의사항을 안내했다.

올해 원자재 시장은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라 큰 폭으로 출렁였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연초 배럴당 57.3달러에서 지난 4월 7일 113달러로 약 97% 급등했다. 이후 7월 6일에는 68.6달러로 약 39% 하락했지만, 이달 11일 다시 100달러를 넘어섰다. 천연가스와 금·은 가격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국제분쟁과 운송경로 폐쇄, 산유량 변화뿐 아니라 산업·에너지 수요, 달러화 가치, 투기자금 유입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금감원은 개인투자자가 가격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고, 지정학적 위험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변동성이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가격 제자리 돌아와도…레버리지·인버스 손실 가능

이달 11일 기준 원자재 ETP 시가총액은 12조 4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300억 원(1.9%) 증가했다. 전체 ETP 시가총액 469조원의 약 2.6%다. 같은 기간 원유 ETP 시가총액은 1조 8300억 원에서 2조 6800억 원으로 늘었다.

원자재 ETP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금감원에 따르면 원자재 ETP의 레버리지·인버스 비중은 37.4%로 전체 ETP의 7.4%보다 높다. 원유와 천연가스 ETP에서는 각각 88.4%, 93.6%에 달한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통상 기초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한다. 여러 날 보유한 수익률은 같은 기간 기초지수 수익률의 단순 배수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가격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 기초지수가 출발점으로 돌아오더라도 상품에는 손실이 남을 수 있다.

금감원은 최근처럼 가격 변동이 큰 시장에서는 이런 복리 효과로 손실이 단기간에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싸게 산 ETP, 괴리 축소만으로도 손실…조기청산 조건 확인해야

원자재 가격의 방향을 맞히더라도 매수가격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다. 단기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상품의 시장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괴리율이다.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 또는 지표가치의 차이를 해당 가치로 나눈 비율로, 양수(+)로 커질수록 시장가격이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높은 양의 괴리율이 발생한 상품을 매수하면 원자재 가격이 변하지 않아도 괴리가 축소되는 과정에서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달 11일 기준 원유 ETP 가운데 최근 3개월 최대 괴리율이 5%를 넘은 상품은 전체의 68.2%에 달했다.

ETN 투자자는 상품별 조기청산 조건도 확인해야 한다. 원자재 가격 급등락으로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져 정해진 조기청산 요건에 해당하면 만기 전에 청산·상장폐지될 수 있다. 2021년 이후 발행된 ETN은 가격이 1000원 미만으로 하락 시 조기 청산된다는 조항을 두고 있다. 2021년 이전 발행된 ETN도 가격이 매우 작아지는 경우 괴리율 관리가 불가능해 상장폐지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자재 ETP의 거래 규모와 괴리율 등에 대한 이상 징후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원자재 가격 불안정성 증가와 지정학 리스크 심화로 투자자 위험이 확대될 경우 소비자경보를 추가 발령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