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 성적부터 내 종목 소식까지…불붙는 증권사 MTS 경쟁
KB, 야구기록 빗대 투자성과 분석…토스, 자산추이·종목분류 개편
하나·메리츠, AI 활용 종목 분석 강화…커뮤니티 기능도 공들여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증권사들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 개인투자자가 투자 성과를 분석하고 보유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잇달아 추가하고 있다. 매매 결과를 쉽게 풀어주고 관심종목의 뉴스를 골라주면서 다른 투자자와 의견을 나누는 공간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개인 투자자의 자금 규모가 크게 늘면서 증권사의 주요 수익이 MTS 체류시간과 연동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토스증권,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개인별 투자 현황과 자산 변화를 확인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하나증권과 메리츠증권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보 분석과 맞춤형 콘텐츠를 새로운 플랫폼의 주요 기능으로 내세웠다.
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증권사 손익에서 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비중이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 증권사 61곳의 당기순이익은 5조 19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2.1% 증가했다.
2분기 코스피시장 거래대금이 4438조 원에 달하면서 증권사 수탁수수료는 5조 7708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3.1% 급증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이 MTS 경쟁력을 높여 개인고객 유치에 발벗고 나서는 모습이다.
증권사들이 새롭게 선보인 성과 분석 기능은 기존의 수익률뿐 아니라 종합적인 매매 결과를 한눈에 파악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KB증권이 지난 18일 출시한 '깨비오'는 주식 매도 성과를 야구 기록으로 보여준다. 10번의 매도 중 6번 수익을 냈다면 타율을 6할로 표시하고, 평균 수익을 평균 손실로 나눈 손익비를 함께 제공한다. 수익을 낸 빈도와 이익·손실 규모를 종합해 자신의 거래 결과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토스증권은 보유자산의 변화에 주목했다. 지난 17일 선보인 '투자 자산 추이'는 최근 1년간 원금과 평가금의 변화를 그래프로 보여준다. 특정 날짜의 평가손익과 계좌별 현황을 확인할 수 있어 현재 잔고뿐 아니라 자산이 늘고 줄어온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보유종목을 투자 목적이나 관심 분야에 따라 직접 분류하고 그룹별 수익률을 확인하는 '종목 묶어보기'도 도입했다. 국내·해외주식 등 정해진 분류에서 벗어나 고객이 세운 투자 기준에 맞춰 자산을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시세와 개인 투자 내역을 연결하는 방식을 택했다. 국내주식·ETF 현재가 화면의 'MY' 탭에서 매수 평균단가와 매매 이력, 평가손익을 함께 보여준다. 현재가와 잔고 화면을 오가며 정보를 맞춰보는 과정을 줄였다.
투자정보서비스도 자료의 양을 늘리는 데서 필요한 내용을 선별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뉴스와 공시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투자자가 보유종목에 영향을 주는 정보를 직접 찾아 해석하는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다. 해외주식은 특히 요약·번역 기능의 활용 여지가 크다.
하나증권의 신규 MTS '하나증권V'는 미국 증시 마감 시황과 주요 종목의 등락 배경을 정리하는 'AI 브리핑'을 제공한다. 리서치 포인트에서는 시장 흐름과 보유종목 관련 자료를 선별하고, 'ETF MBTI'는 보유 주식과 ETF 구성종목 등을 분석해 투자 성향에 맞는 ETF를 추천한다.
메리츠증권이 이달 초 출시한 'MOUM'(모음)도 보유·관심종목의 주요 이슈와 실적 공시, 국내외 뉴스를 AI로 분석·요약·번역한다. 글로벌 정보업체들과 제휴해 확보한 콘텐츠를 투자자가 활용하기 쉬운 형태로 전달하는 데 무게를 뒀다.
한국투자증권은 정보 전달 방식도 넓혔다. '읽어주는 글로벌 리서치'를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IB)의 자료를 음성으로 제공한다. 화면을 오래 보기 어렵거나 이동 중인 고객도 리서치를 이용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가 화면에는 해당 종목을 편입한 ETF 목록과 주요 매매 동향 등을 모아 관련 정보를 이어서 살펴볼 수 있게 했다.
증권사들은 커뮤니티 기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커뮤니티를 통해 다양한 투자 경험을 접하고, 같은 종목에 대한 다른 시각과 판단 근거를 비교하며 자신의 투자 관점을 넓힐 수 있다.
KB증권은 'M-able 커뮤니티'를 국내주식·미국주식·자산성장 노하우·프라임클럽·연금 라운지 등 관심사별로 재편했다. 종목별 게시글 중심의 구조에서 대화 주제를 넓히고, 자산운용사와 대학 금융학회가 제공하는 전문 콘텐츠도 강화했다.
메리츠증권은 해외 투자자와의 연결을 내세웠다. MOUM에서 스톡트윗츠와 위불 커뮤니티의 영문 게시글을 자동 번역해 제공하고, 종목 화면에서 국내외 투자자의 반응을 함께 확인하도록 했다. 다만 커뮤니티의 인기 의견이나 시장 분위기는 검증된 기업 정보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 커뮤니티와 성과 분석은 고객이 거래하지 않는 날에도 앱을 방문할 이유가 된다. 투자자가 정보 탐색과 의견 교환을 위해 외부 서비스로 이동할 필요를 줄이고, 자사 플랫폼에서 자산을 지속해서 관리하도록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투자 현황과 시장 정보를 연결해 필요한 내용을 쉽게 확인하도록 하는 데 개편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의견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투자 점검부터 자산관리까지 지원하는 기능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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