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5%' 뚫린 美 국채금리…"실적株 중심 대응해야"
19년 만에 가장 높아…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아직 최악은 아냐…"잉여현금흐름 큰 기업 유리"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인플레이션의 가속과 국제유가 급등이 겹치며 글로벌 증시의 풍향계로 꼽히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높아진 상황으로, 시장에선 많은 현금을 창출해 높아진 투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5.047%까지 오르며 전날에 이어 이틀째 5%를 넘어섰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선 건 2023년 10월 이후 약 3년 만이며, 이날 기록한 장중 최고점은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의 대표 장기금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글로벌 경기의 바로미터로 꼽힌다. 이 금리가 오를 경우 투자자 입장에선 안전한 미 국채에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에 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인 주식 대신 채권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결국 주가가 하락하는 증시 조정을 불러와 조정의 촉매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 10년물 국채 금리 상승은 대규모 재정 적자에 빠진 미국 정부의 국채 공급 부담과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불안이 야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동 전쟁에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쳤다.
장기국채 금리 상승 및 지속된 인플레이션에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보다 강하게 상승하면서 시장에선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7일 새벽 3시(한국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상승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며 국내 증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자본조달 비용이 상승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투자의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후방산업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성장세가 위축돼 코스피에 악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오는 17일 새벽 FOMC 발표를 앞두고 16일 코스피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국채금리와 국제유가가 동시에 급등하지만, 아직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금 조달이 안정적이란 것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채금리 상승에도 하이퍼스케일러 신용부도스와프(CDS)는 하향 안정세"라며 "국채금리가 글로벌 자금의 경색현상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시그널"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지만, 시장에선 그보다 향후 인플레이션과 연준이 제시할 금리 경로가 더 중요할 것이란 시각이 많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소비자와 기업이 예상하는 물가상승률인 기대 인플레이션에 반영돼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상승을 피하기 위한 '타코(TACO)'를 기대하는 시각도 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돌파했지만, 이미 고금리 환경에 놓인 만큼 금융시장 위기의 임계점이라고 볼 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선 금리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높아진 자본비용을 어떤 기업이 많은 이익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AI 설비투자 규모보단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 흐름으로 얼마나 연결되는지를 중심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성장·가치 구분보다는 높아진 자본비용을 이익으로 상쇄할 수 있는 기업을 선호할 필요가 있다"며 "잉여현금흐름이 크고 부채와 차환 부담이 낮으며 가격 결정력과 투자 수익률이 높은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반대로 외부 자금조달 의존도가 높고 주가가 이익 개선 속도를 앞서는 기업은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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