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고유가에 AI 우려까지…외국인 닷새간 10.3조 던졌다

두 달 만에 5거래일 연속 순매도…삼전닉스 순매도 집중
AI 개발 속도 지연 시 서비스 수익화 시점 지연 우려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와 원달러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2026.9.15 ⓒ 뉴스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외국인이 코스피시장에서 약 두 달 만에 5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10조 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고금리·고유가 부담에 인공지능(AI) 개발 속도조절 논란까지 겹치면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에 매도세가 집중됐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조 5697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 9일부터 5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로, 누적 순매도 규모는 10조 2813억 원에 달했다. 외국인이 5거래일 이상 연속 순매도한 것은 지난 7월 7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외국인은 지난 9일 4270억 원을 순매도한 뒤 10일(2조 6230억 원), 11일(2조 3110억 원), 14일(3조 3506억 원)에 이어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조 단위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 매도는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됐다. 한국거래소(KRX) 기준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911억 원, 1조 24억 원 순매도했다. 두 종목 합계는 1조 2934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의 약 82.4%에 해당했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5거래일 누적으로는 삼성전자 4조 4063억 원, SK하이닉스 5조 8592억 원을 순매도했다. 두 종목 합계는 10조 2655억 원으로 코스피 전체 순매도액과 맞먹는 규모다.

중동 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과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함께 국내 증시를 압박했다. 이란과 예멘 후티 반군의 사우디에 대한 공세가 이어지면서 이날 WTI유 선물은 1.7% 올라 배럴당 103달러를 넘었고, 브렌트유 선물도 1.5% 상승해 107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아시아 거래 시간 중 최고 5.03%까지 상승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경계감이 커진 상황에서 AI 투자 확대의 지속 가능성까지 시장의 점검 대상에 올랐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2일 AI 개발 속도조절을 제안하고 오픈AI 등 주요 기업도 화답하면서 반도체 투심을 위축시켰다.

이준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AI 속도조절론이 반도체 주가 급락으로 이어진 배경으로 설비투자 효율성에 대한 우려를 지목했다. AI 개발 속도가 늦춰져 서비스 상용화와 수익화 시점이 지연되면 투자 비용은 먼저 발생하는 반면 수익 창출은 늦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반도체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는 이런 우려가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상승으로 투자 비용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AI 인프라 투자 회수 시점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향후 외국인 수급을 가를 변수는 금리·유가 안정 여부와 AI 투자 계획의 실제 변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매도가 완화되는지, AI 투자심리 위축이 실제 발주와 실적 전망 조정으로 이어지는지가 시장 반등의 주요 관건이 될 전망이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