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자산운용 "삼성전자 우선주 매입 소각해야"…주주서한 발송

보통주 1주 소각할 재원으로 우선주 약 1.36주 소각 가능해
우선주 줄면 전체 배당 주식 수 감소해 보통주 주주에게 이득

경기 수원시 영통구 삼성전자 본사의 모습. 2026.5.27 ⓒ 뉴스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라이프자산운용이 삼성전자에 주주환원 재원을 현금배당보다 우선주 자사주 매입·소각에 우선 투입할 것을 제안했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데다 의결권이 없어 금융계열사의 지분 매각 없이도 소각할 수 있어 주주환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15일 라이프자산운용은 전날 삼성전자 이사회와 경영진에 주주 서한을 보내 오는 10월 이사회에서 2026년 주주환원 재원을 우선주 매입·소각에 우선 배정할 것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동안 오는 12월 말까지 우선주를 매입하고, 취득한 주식은 즉시 소각하는 방안이다. 우선주 매입을 마친 뒤 남은 재원은 전액 현금배당에 활용하자고 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8월 발표한 주주환원 정책에 따르면 2026년 주주환원 재원은 90조~110조 원이다. 이 중 약 30조 원을 10월 이사회를 거쳐 3분기 현금배당에 사용하고, 나머지 재원은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매입·소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년 1월 이사회에서 배분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잔여 주주환원 재원을 현금배당보다 자기주식 매입·소각에 사용하는 것이 주주가치 제고에 효과적이라고 봤다. 현금배당은 일회성 환원에 그치지만 자사주를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영구적으로 줄어 주당 가치가 높아진다는 이유다.

특히 자사주 매입·소각 대상으론 보통주보다 우선주가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르면 금융계열사는 금융위원회 승인 없이 같은 기업집단 내 비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을 10%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삼성생명보험(032830)과 삼성화재(000810)는 삼성전자 보통주를 각각 8.51%, 1.49% 보유해 합산 지분율이 10%에 이른다. 이에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매입해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감소하면서 두 금융계열사의 지분율이 10%를 넘어설 수 있어 초과분을 시장에 매각해야 한다.

라이프자산운용은 삼성전자가 보통주 1조 원어치를 매입·소각할 경우 금융계열사가 약 1000억 원어치를 되팔아 실질적인 매입 효과가 9000억 원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금산법상 지분 보유 제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삼성전자가 우선주를 매입·소각하더라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보통주를 추가로 처분할 필요가 없다.

가격 측면에서도 우선주 소각이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9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26.7% 낮은 가격에 거래됐다. 같은 금액을 투입할 경우 보통주 1주를 소각할 재원으로 우선주 약 1.36주를 소각할 수 있다.

우선주 소각의 효과는 보통주 주주에게도 돌아간다는 게 라이프자산운용의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연간 배당 재원을 총액 기준으로 결정하는 만큼 우선주 수가 감소하면 전체 배당 대상 주식 수가 줄어 보통주 주주의 주당배당금도 높아질 수 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공동대표는 "우선주 소각은 그동안 보통주 소각을 가로막은 지배구조의 제약에서 벗어나면서도 같은 재원으로 주주가치를 더 크게, 그리고 영구적으로 높일 수 있다"며 "800만 소액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의 이익을 늘리는 동시에 한국 자본시장의 주주환원 기준과 신뢰도를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