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證 "AI 개발 속도조절론, 악재 아냐…수익화 위한 포석"
"인류의 안전 때문 아냐…AI 프런티어 이익 관점에서 해석해야"
"골드러시의 청바지이자 곡괭이인 AI 인프라에 투자를 집중"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메리츠증권은 최근 인공지능(AI) 업계에서 제기되는 'AI 개발 속도조절론'이 AI 인프라 투자에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히려 막대한 모델 개발 비용을 줄이고 수익화에 집중해 미국 AI 기업들의 사업 지속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황수옥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수익화에 기반한 AI 인프라 투자라는 선순환을 본다면 이번 이슈를 AI 인프라 주식에 대해 비관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없다"며 "산업의 중심인 미국 AI 프런티어의 비즈니스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최근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AI가 초래할 수 있는 보안 위험 등을 이유로 AI 개발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미국 주요 AI 기업뿐 아니라 정부와 국제사회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메리츠증권은 이 같은 주장을 AI 기업들의 '이익' 측면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황 연구원은 "단순히 인류의 안전이라는 정의로움이 속도 조절 제안의 동기는 아닐 것"이라며 "아모데이의 제안에 빠르게 동조한 AI 프런티어의 이익 관점에서 해석해 보는 것도 이번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개발 경쟁의 속도가 늦춰질 경우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보는 곳은 막대한 학습 비용을 부담하고 있는 AI 기업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오픈AI와 앤트로픽처럼 최첨단 모델 개발 경쟁을 벌이는 기업들은 천문학적인 규모의 컴퓨팅 자원을 학습에 투입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3분기 적자 전환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는데 원인으로 AI 학습 비용이 지목된다. 오픈AI 역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AI 사업의 수익성을 입증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분석이다.
황 연구원은 "오픈AI의 상장 준비 절차가 취소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 상장 계획은 사실상 철회했다"며 "AI 수익화 증명의 압박 속에서 AI 개발 경쟁 속도 조절 제안은 이후 상장을 준비하는 오픈AI도 거부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AI 기업들의 추격 속도 둔화로 미국 기업들이 수익화에 집중할 시간도 벌어주고 있다.
황 연구원은 "실제 미·중 모델 격차는 벤치마크에서 나타나는 것보다 클 수 있다"며 "최근 AAII 대시보드 최상단을 미국 모델이 다시 차지하기 시작했고, 토큰 비용 측면에서도 오픈AI의 저비용 압축 모델인 GPT-5.6 Luna의 비용 효율이 중국 모델보다 우위에 섰다"고 설명했다.
즉, AI 개발 속도조절론을 반도체 등 AI 인프라 투자의 위축 신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판단이다. 모델 개발 경쟁에서 수익화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일부 이동하더라도 AI 서비스 이용량이 증가하면 추론용 인프라 수요가 이어질 수 있어서다.
황 연구원은 "AI 모델 간 경쟁이 지속되면서 산업의 외연 확장을 확인하고, 여기에서 수혜는 골드러시의 청바지이자 곡괭이인 AI 인프라에 투자를 집중하자는 생각"이라며 "이번 AI 개발 속도 조정 제안은 AI 프런티어가 경쟁을 지속할 수 있는 포석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오픈AI Astra 신모델과 Luna 경량 모델을 중심으로 미국 모델 사용량이 다시 늘고 있다"며 "AI 인프라 투자자라면 미국 AI 프런티어의 반격을 반길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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