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16% 상승에 웃지 못하는 이유…거래액 6조 초라한 '빈집 반등'
8월 코스닥 일평균 거래액 6조원…5월 대비 38% 수준
지수 상승률은 올해 2위 기현상…"투자자 돌아오게 할 대책 마련해야"
- 문창석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8월 한 달간 코스닥 거래대금이 3개월 전과 비교해 3분의 1 수준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는 크게 반등하며 거래대금이 동반되지 않은 주가 상승이란 기현상을 만들어냈다. 시장에선 코스닥 시장의 체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라고 우려하며 자금 유입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2일 한국거래소 데이터 마켓플레이스에 따르면 8월 한 달간 코스닥 시장의 일평균 거래금액은 5조 98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들어 월 기준 최저로, 지난 5월(15조 5661억 원) 대비 38% 수준까지 줄어들었다.
다만 지수는 반등했다. 8월 한 달간 코스닥 지수는 719.76에서 834.29로 15.9%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24.2%)에 이어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높다. 통상 증시에선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 자금이 유입되고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전체 지수도 오르는데, 거래금액은 급감했지만 지수는 크게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상승장에 돌입한 게 아니라, 시장 참여자들이 적어진 상태라 작은 매수세만으로도 호가가 뛰어오른 것이란 해석이 많다. 최근 코스닥은 월간 기준 상승률이 3개월(5~7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낙폭이 과다하다는 인식이 커졌는데, 매물이 없는 빈집에 개인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를 밀어올렸다는 것이다. 8월 한 달간 개인은 코스닥에서 총 2조 1582억 원을 순매수했다.
시장에선 8월 코스닥 지수 상승에 대해 매수세의 기반이 두텁지 않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고 본다.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흔들리거나, 외국인과 기관이 조금만 강하게 매도 주문을 낼 경우 하락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9월 첫 거래일인 지난 1일 외국인(1531억 원)과 기관(2787억 원)은 동반 매도세를 기록했고, 이날 거래대금(4조 6579억 원)도 4조 원 대로 추락했다.
이같은 코스닥 부진의 배경으로는 투자 자금이 대형주로 쏠리는 현상이 지목된다. 8월 한 달간 코스닥 시장 전체 거래금액(119조 7374억 원)은 SK하이닉스(139조 4545억 원)·삼성전자(120조 8968억 원) 한 종목의 거래대금에도 못 미친다. 지난 2023년 연간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2456조 147억 원)이 코스피(2352조 6589억 원)보다 많았던 걸 고려하면 코스닥 외면의 심화는 주목할 만하다.
성장 사다리의 시작인 코넥스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아직 한 곳도 없다. 이전 상장 기업은 △2021년 13곳 △2022년 6곳 △2023년 7곳 △2024년 4곳 △2025년 4곳 등 꾸준히 감소세다. 기관의 발길이 끊기면서 개인 간 소액매매만 이뤄지는 시장이 된 여파다. 8월 코넥스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억 3909만 원에 불과하다.
정부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동전주 퇴출' 정책을 이어가고 있지만, 시장에선 새로운 자금 유입이 없다면 정책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상장 폐지뿐만 아니라 애초에 상장 기준을 높여 부실기업의 상장을 막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을 우량기업, 일반기업, 관리기업으로 나누는 '승강제' 도입도 늦어지고 있다.
특히 코스닥 승강제가 도입되더라도 자금 유입이 활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적인 시각도 제기된다. 재무성과를 중심으로 기업을 나눌 경우 '하부리그'에 속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 '비우량기업'이란 낙인을 피하기 위해 상장 시점을 미루고 몸집 키우기를 선택할 것이란 우려다. 이 경우 초기 혁신기업의 기업공개(IPO) 위축 및 일부 우량 기업에만 자금 쏠림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
증권가에선 코스닥 시장 신뢰 회복은 물론, 자금 유입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증가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코스닥 밸류에이션 여건이 불리한 데다, 활성화 정책이 실제 이익과 수급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더해졌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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