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대항마 브로드컴 '실적'…외인 떠난 삼전닉스 투심 회복 시험대

3일 오전 실적 발표…AI 매출 가이던스 상향 여부 주목
8월 외국인 반도체주 7조원 순매도…수급 개선 관건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 종가가 나타나고 있다. 2026.9.1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국내 반도체주가 지난달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 이어 브로드컴 실적이라는 또 한 번의 시험대를 맞는다. 브로드컴의 인공지능(AI) 사업 전망이 대외 불확실성과 외국인 매도세에 눌린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투자심리를 되살릴지 주목된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미국 동부시간 2일 장 마감 후 2026회계연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한국시간으로는 3일 오전이다.

브로드컴은 구글 등 빅테크에 맞춤형 AI 반도체(ASIC)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칩을 공급한다. 범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와 다른 영역에서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며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꼽힌다.

브로드컴의 ASIC 생산 확대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첨단 패키징 수요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브로드컴의 실적과 수주 전망은 빅테크의 AI 투자 현황과 지속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특히 시장은 브로드컴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2027회계연도 AI 매출 전망을 구체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JP모건은 브로드컴의 AI 매출이 2026회계연도 560억달러를 넘어선 뒤 2027회계연도에는 회사 측 전망인 1000억달러 이상을 웃도는 13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의견 ‘비중확대’와 목표주가 580달러도 유지했다.

브로드컴 주가는 올해 350달러에서 출발해 6월 초 480달러를 넘었지만 이후 AI 투자 지속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확산하면서 조정을 거쳐 370달러까지 내려왔다.

브로드컴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기대 이상의 AI 매출과 수주 전망을 제시하면 엔비디아가 확인한 AI 수요 강세를 재차 뒷받침할 수 있다. 반대로 실적이 시장 전망을 웃돌더라도 가이던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AI 투자 둔화 우려가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박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에서는 2026·2027회계연도 AI 매출 가이던스의 상향 여부와 이를 뒷받침할 공급망 확보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2028년까지 AI 반도체 공급 병목이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는 중장기적으로 AI 인프라 수요가 견조하게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주는 엔비디아발 훈풍을 온전히 이어받지 못했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8월 반도체 업종은 1.5% 하락하며 주요 업종 가운데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반도체 업종의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도 지난 6월 61.6%에서 53.2%로 축소됐다.

금리 상승과 맞물린 외국인 매도세가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최근 미국 장기금리가 오르면서 성장주인 반도체주의 할인율 부담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은 8월 코스피에서 10조 1659억원, 반도체 업종에서 7조 1300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종목별 순매도액은 SK하이닉스가 약 6조 4000억원, 삼성전자가 8200억 원에 달했다.

키움증권은 외국인이 여전히 반도체를 중심으로 매도하고 있지만 8월 들어 순매도 강도가 약해졌고, 20일 누적 순매수 흐름도 V자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로드컴이 견조한 AI 수요와 가이던스 상향 가능성을 확인해 준다면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준영 iM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수급이 중요한 상황에서 외국인 순매수는 AI 진영에서 강력한 내러티브가 나올 경우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