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투·키움 '순익 1조클럽' 빅3 시대…브로커리지에 운용까지 '날개'

10대 증권사 합계 순이익 10조 2648억, 전년比 127.9%↑
삼성·NH證 9000억원…KB證 연간 1조 유력

ⓒ 뉴스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 증시 활황에 힘입어 순이익을 크게 늘리면서 반기 만에 순이익 1조 원을 넘어선 증권사가 3곳으로 늘었다. 거래대금 증가에 따른 브로커리지 호황이 실적을 끌어올린 가운데 투자자산 평가이익과 자기자본 활용 등 증권사별 수익구조에 따라 실적 증가 폭은 엇갈렸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키움·NH투자·삼성·KB·신한·메리츠·대신·하나)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총 10조 2648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4조 5034억 원보다 127.9% 증가한 규모다.

상반기 순이익이 1조 원을 넘어선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2조 9071억 원)과 한국투자증권(1조 7311억 원), 키움증권(039490)(1조 1580억 원) 등 3곳이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한국투자증권만 1조 원을 넘겼지만 올해는 증시 활황과 함께 '1조 클럽'이 3곳으로 늘었다.

특히 미래에셋증권은 업계 최초로 2개 분기 연속 순이익 1조 원을 돌파하면서 상반기 순이익이 3조 원에 육박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325%에 달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압도적인 실적에는 자기자본투자(PI)를 포함한 운용 부문의 성과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2분기 세전이익에는 스페이스X 투자자산 평가이익 1조 6242억 원이 반영됐다. 미래에셋증권의 스페이스X 매입 단가는 34달러로, 평가가격은 1분기 말 105달러에서 2분기 말 171달러로 약 63% 상승했다.

대규모 평가이익에 힘입어 미래에셋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업계 1위인 한국투자증권과 상반기 순이익 격차를 1조 원 이상 벌렸다. 다만 최근 스페이스X 거래가격(12일 기준 146달러)이 2분기 말(171달러)보다 낮아진 만큼 현재 수준이 이어질 경우 3분기에는 평가손실 가능성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 1조 73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9% 증가했다. 위탁매매(BK) 41.2%, 운용 27.0%, IB 16.0%, 자산관리(WM) 15.8% 등 수익이 특정 사업에 치우치지 않은 다각화된 구조가 특징이다.

특히 6월 말 기준 별도 자기자본 13조 1922억 원을 기반으로 한 자본 활용이 실적을 뒷받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22조 4700억 원과 종합투자계좌(IMA) 2조 9400억 원을 운용하고 있으며, 상반기 주식자본시장(ECM)과 유상증자, 국내채권 인수 등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키움증권도 상반기 순이익 1조 15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2% 늘며 '1조 클럽'에 합류했다. 리테일 시장 1위인 키움증권은 증시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브로커리지 효과가 특히 컸다. 2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451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8.3% 증가했고, 일평균 거래대금은 36조 3000억 원으로 236.1% 급증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순이익을 크게 늘렸다. NH투자증권(005940)의 상반기 순이익은 9651억 원으로 107.5% 증가했고, 같은 기간 브로커리지 부문 수수료 수지는 7950억 원으로 211.7% 늘었다.

삼성증권(016360)도 상반기 순이익이 9391억 원으로 94.4% 증가했다. 2분기 말 리테일 고객자산은 652조 4000억 원까지 늘었고 고액자산가 고객과 금융상품 판매 등 WM 사업도 성장했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의 상반기 순이익도 각각 7963억 원, 57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5.0%, 123.1% 증가했다.

반면 10개 증권사의 합산 순이익이 127.9% 급증한 것과 대조적으로 메리츠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이 5140억 원으로 15.9% 증가하는 데 그쳤다. 2분기 순이익도 259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 다른 대형 증권사와 비교해 증가 폭이 제한적이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말까지 국내주식 거래수수료 무료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데다 전통적으로 기업금융과 트레이딩 등 비브로커리지 사업 비중이 높아 증시 거래대금 급증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하반기에는 6월 말부터 시작된 급락장 영향으로 상반기보다 거래대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 브로커리지 외 수익원의 중요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상반기 실적에서 확인된 운용·IB·WM 등 수익구조 차이가 증권사별 하반기 실적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극도로 높아진 시장 변동성에 대한 피로도 누적으로 개인투자자의 이탈을 우려할 수 있다"면서도 "높아진 주주환원과 상법 개정 등 제고된 시장 투명성, 시중 유동성을 부동산에서 생산적 금융으로 이동시키는 정부 정책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활성화와 증권사가 그 수혜를 받는다는 기존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