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하면 다 던진다" SK하닉 개미들 뿔났다…애널 '출입금지설'까지
엔비디아 HBM 헐값 공급에 애널 출입 금지?…'사실 무근' 일축
주가 반등의 핵심 변수는 3분기 실적과 추가적인 주주환원책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SK하이닉스(000660)를 둘러싼 각종 소문이 확산하면서 투자심리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펀더멘털 자체가 무너졌다기보다 급락 과정에서 쌓인 손실과 불확실성이 주가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분기 실적과 메모리 가격,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투자심리를 되돌릴 변수로 지적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잉여현금흐름(FCF)의 5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는 방침을 밝힌 후에도 주가는 줄곳 하락세다.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는 최근 3거래일 연속 내리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올라도 SK하이닉스 주가는 내리는 분위기"라며 "각종 소문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는 내용의 소식지가 확산했다.
SK하이닉스가 HBM3E를 연간 고정가격에 공급하면서 최근 급등한 범용 D램 가격 상승분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내년 엔비디아향 HBM4 공급가격 인상폭 역시 경쟁사보다 낮을 것이라는 관측까지 더해졌다.
여기에 이 같은 내용을 시장에 전달한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SK하이닉스 출입을 금지당했다는 소문도 돌았다.
다만 SK하이닉스와 해당 증권사는 모두 관련 내용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현재 증권사 중 가장 높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470만 원)를 제시하고 있다.
SK그룹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을 의도적으로 낮추고 있다는 의혹도 나왔다. SK하이닉스가 HBM을 낮은 가격에 공급하고 대신 SK그룹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유리한 조건으로 공급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다른 계열사로 이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 역시 회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고 일축했지만 투자자들은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주가 급락이 이어지면서 유명인들의 SK하이닉스 투자 손실 인증도 늘어나고 있다.
개그맨 김원훈은 넷플릭스 코리아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개미 김원훈: 주식의 세계' 예고편에서 "주식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차 한 대 값이 없어졌다"고 밝혔다.
김원훈은 SK하이닉스를 276만 원에 매수한 뒤 추가 매수에 나섰지만 전체 주식 손실액이 2400만 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크리에이터 랄랄 역시 지난 7월 자신의 계정에 "28층에 사람 있어요"라는 글을 올리며 SK하이닉스를 고점에서 매수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함께 올린 사진에는 '본전만 오면 욕심내지 않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등장했다.
코미디언 미자 역시 SK하이닉스를 평균 275만 원에 매수했다고 밝히며 자신을 '고점 판독기'라고 표현했다.
실제 개인투자자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놓여 있다. NH투자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나무'에 따르면 현재 SK하이닉스 투자자의 약 70%가 손실을 기록 중이다. 평균 매수단가는 약 182만 원이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수익을 내는 것보다 본전 회복이 목표", "반등하면 매도하겠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투자 심리 악화는 향후 SK하이닉스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과거 매수단가 부근마다 본전 매물이 출회되면서 주가 반등 속도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투자심리와 별개로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오히려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삼성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을 272조 원, 내년은 452조 원으로 추정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강한 설비투자(capex)가 유지되는 한 내년 공급은 올해보다 더 타이트해 진다"면서 "2027년 가격과 마진은 여전히 보수적으로 추정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중국 메모리 업체 창신메모리(CXMT)의 추격도 단기적으로 SK하이닉스의 시장 지위를 크게 흔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CXMT 부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TSMC와 글로벌 메모리 3사의 대규모 설비투자로 CXMT가 외산 장비를 확보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마이크론의 미국 투자 위축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애플 등이 중국산 메모리 반도체를 탑재할 가능성은 미미하다"며 "미국의 대중 반도체 장비 제재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 주가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는 3분기 실적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3분기 실적을 통해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이 실제 이익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 HBM4 공급가격과 물량이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추가적인 주주환원책도 주목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금 SK하이닉스를 둘러싼 가장 큰 문제는 실적 자체보다 투자자들의 신뢰가 흔들렸다는 점"이라며 "실적과 주주환원을 통해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전까지는 주가가 전 고점을 회복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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