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사라던 ETF의 아버지 "생태계 갖춘 국내산업, 투자하기 좋아"
[뉴스1 초대석]배재규 "상법 개정 주가 상승 트리거…반·차·조·방·원 주목"
"법 개정에 반도체 모멘텀 겹치며 한국 증시 살아나…투자문화 안정되길"
- 대담=최경환 증권부장, 박승희 기자
(서울=뉴스1) 대담=최경환 증권부장 박승희 기자 =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가 이재명 정부 들어 세 차례에 걸쳐 이뤄진 상법 개정 덕에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배 대표는 지난달 28일 뉴스1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이 오른 건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제도 세 가지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배당 분리과세, 자사주 소각 등 이 3가지 법 개정에 반도체 모멘텀까지 겹치며 주가 상승의 트리거 포인트가 됐다"고 말했다.
배 대표의 투자론은 시대를 주도하는 산업을 택해 장기간 투자해 복리효과를 누리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국내 증시는 박스권에 머물러 장기투자로 수익을 기대할 수 없었다. 나스닥처럼 꾸준하게 성장하는 시장에 투자를 권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러나 이제 국내 증시도 체질이 달라졌다. 배 대표는 국내에서 주목할 산업으로 △반도체 △자동차 △조선△방산 △원전 등 5개 산업을 꼽았다. 배 대표는 "이들 산업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기술뿐만 아니라 현장 시공 인력까지 살아 있는 생태계를 갖췄다"며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급성장한 ETF 시장의 양적 성장에 비해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매매가 쉽다는 것이 단점이 돼 투자자들이 이런 좋은 상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단기 투자용으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 문화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의 투자 문화가 안정되고 장기 투자가 가능한 풍토로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배 대표와의 일문일답.
-대표 본인이 생각하는 '투자'의 개념은 무엇인가
▶투자는 대상을 선정하는 논리적인 판단 과정 플러스, 시장의 변동성을 감내할 수 있는 감정의 극복이다. 누구나 투자해서 부자가 될 수 있다. 월급의 30%를 꾸준히 투자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돈을 빨리 벌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건 천 명 중에 한 명, 아주 운이 좋거나 아주 뛰어난 사람이나 가능한 일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은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다.
-조급하게 수익을 내려는 심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지금 젊은이들은 시간에 쫓겨 '사팔사팔'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시행착오를 거치느라 부를 쌓지 못한다. 오크트리 캐피털의 설립자 하워드 막스가 이런 말을 했다. "나는 가장 빨리 돈을 버는 방법은 모른다. 하지만 가장 빨리 망하는 방법은 안다. 바로 가장 빨리 돈을 벌려고 하는 거다." 부자가 되기 위한 투자는 '운이 좋으면 많이 벌고 운이 나쁘면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가능성에 기대는 것이 아니다.
-시간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현재 나이 든 사람들이 대부분의 부를 가지고 있다. 젊은이들은 남은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면 훨씬 더 많은 부를 창출할 수 있다. 투자를 제대로 하는 거다.
나스닥이 연 15%씩 오른다고 보면, 55년이면 2180배가 나온다. 1000만 원이 218억이 되는 거다. 여기서 5년만 더 두면 4300배가 된다. 5년을 샀다 팔았다 하면서 허비하는 건 그냥 5년이 아니라, 2000배 차이라는 거다. 이건 꼭 알려줘야 하는 거다. 이를 투자 문화로 정착시키고 싶어서 책까지 썼다.
-그럼 어떤 자산에, 어떻게 투자해야 하나.
▶세상의 흐름을 읽고,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사람·집단·기업이 새로운 시대의 부를 주도해 왔다. 철도, 전기, 인터넷이 그랬고 그다음이 AI다. 글로벌 반도체는 장기 투자해도 좋다.
다만 생태계 전부에 투자하라. 신문이 나오기 위해선 콘텐츠부터 종이와 인쇄기, 잉크까지 다양한 주체가 필요하다. 이처럼 AI 산업 역시 엔비디아의 반도체 설계부터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메모리, TSMC의 파운드리, ASML 등 장비 기업까지 다 필요하다.
단기로는 메모리 단일 종목이 더 올랐을 수 있지만, 20년을 본다면 반도체는 생태계 전체에 투자하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
개별 종목은 등락 폭이 심할 때 견디기가 힘들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기업이 이후에 안 망한다는 보장은 없지 않나. 여러 개를 넣어놓으면, 하나가 망해도 버틸 수 있는 구조가 된다. 단일 종목보다는 바스켓 구조로 가면 심리적 충격이 덜하다. 구조가 잘 짜인 상품인지 아닌지는 공부해야 한다.
-한국 자본시장의 주주권 회복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한국 시장이 오른 건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제도 세 가지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첫째, 이사의 주주에 대한 충실 의무. 둘째, 배당 분리과세. 셋째, 자사주 소각. 이 세 개 법 개정이 트리거 포인트가 됐다. 그때부터 반도체 모멘텀까지 겹치며 국내 증시가 빛을 봤다.
-국내 산업 중에서는 어디에 투자해야 하나.
▶대한민국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방산, 원전 다섯 개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 코스피200 전체보다는 이 5개 산업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본다. 이 산업들에 대해선 우리나라가 기술뿐 아니라 현장 시공 능력까지 살아 있는 생태계를 갖췄다. 기술이 있어도 이를 실현할 시공 인력이 없으면 완성할 수 없다.
-현재 ETF 시장에 대해선 어떤 관점을 가지고 있나.
▶양적으로 지나칠 만큼 빨리 성장했다. 질적으로 아쉽다. 매매가 쉽다는 것이 단점이 됐다. 투자자들이 이런 좋은 상품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단기 투자용으로 쓰고 있다.
결국 중요한 건 투자 문화다. 이 문화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 대한민국의 투자 문화가 안정되고 장기 투자가 가능한 풍토가 조성되기를 바란다.
☞배재규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
1961년 경남 산청 출생. 연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9년 한국종합금융을 시작으로 SK증권, 삼성자산운용 거치며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토대를 닦았다.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지냈으며, 국내 최초 ETF인 'KODEX200'을 상장시켜 'ETF의 아버지'로 불린다. 2022년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이사로 취임해 ETF 브랜드를 'ACE'로 재편하고 운용자산을 3조 원대에서 32조 원대로 성장시켰다. 올해 4 연임 하며 대표이사직을 수행 중이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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