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담합" vs "정보교환"…증권가 "15조 과징금 산정방식 부당"
"계약금액 아닌 영업수익 기준으로 과징금 산정해야"
공정위, 76조 국고채 입찰 시 투찰금리 공유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의 국고채 전문딜러(PD) 담합 제재를 앞두고 증권업계가 과징금 산정 방식의 위법성을 주장하며 막판 대응에 나선다. 업계는 관련 매출액을 '국고채 낙찰금액'이 아닌 '영업수익'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거액의 과징금이 확정될 경우 행정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와 은행 등 PD 사업자들은 오는 11~12일 예정된 공정위 사전 의견청취 절차에서 과징금 산정 방식의 부당성과 국고채 시장에 미칠 영향을 집중적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최근 공정위는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투찰금리 등을 사전에 합의하거나 관련 정보를 교환한 혐의를 받는 PD 15곳에 대해 심사보고서를 송부했다. 대상은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NH투자·KB·한국투자·키움증권 등 증권사 10곳과 국민·농협·기업·하나·산업은행 등 은행 5곳이다.
공정위는 담합의 영향을 받은 국고채 입찰 규모 약 76조 2000억 원을 과징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관련 매출액으로 판단했다. 전원회의에서 혐의가 인정될 경우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법정 최고 기준으로는 최대 15조 2400억 원에 달한다.
업계는 이 같은 산정 방식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금융회사의 관련 매출액은 국고채 낙찰금액이 아니라 실제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서는 영업수익 기준을 적용하면 과징금 규모가 수백억 원 수준으로 크게 낮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공정위가 시행령상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것은 부당하고 상위법에 있는 금융회사의 영업수익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해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담합 성립 여부를 둘러싼 시각차도 크다. 공정위는 금융회사들이 국고채 입찰 과정에서 투찰금리와 관련 정보를 사전에 공유·합의해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일부 증권사는 국고채전문딜러는 시장조성 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시장 정보를 교환하는 관행이 있었을 뿐이고, 이를 입찰담합으로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오는 11~12일 사전 의견청취를 진행한 뒤 8월 26일, 9월 2일 전원회의에서 사건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원회의에서는 법 위반 여부와 과징금 산정 방식, 제재 수준 등이 논의된다.
다만 전원회의에서 곧바로 최종 결론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심의 이후 위원들의 의결과 의결서 작성 절차를 거쳐 최종 제재를 확정한다. 통상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전원회의에서도 관련 매출액을 국고채 낙찰금액으로 산정하는 공정위의 입장이 유지될 경우 행정소송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과징금 산정 기준이 상위법에 어긋난다는 점과 담합 성립 여부 등을 법원에서 다시 다투겠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전원회의에서 과도한 과징금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행정소송을 시작으로 법적 대응에 나설 예정"이라며 "과징금 산정 기준과 담합 인정 여부 모두 사법부의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o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