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TF 절세 막고 국장 혜택 몰아줬다"…ISA 개편에 투자자 반발
ISA 납입기간, 사실상 무제한→5년…과세이연·복리 효과 불가
안철수 "국장에 올인시키는 ISA 세제개편안 백지화해야"
- 손엄지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정부가 절세 계좌로 활용돼 온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혜택을 축소하고 국내 투자에 특화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면서 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미국 S&P500·나스닥100 등 해외 지수에 투자하며 절세 혜택을 누리던 투자자들은 "사실상 국내 주식 투자만 유도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세제개편안을 통해 일반 ISA의 계약기간을 사실상 무제한에서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연간 납입한도 이월 제도를 폐지하기로 했다. 반면 국내 자산에 투자하는 생산적 금융 ISA를 새로 도입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했다.
기존 일반 ISA는 최소 3년만 유지하면 사실상 기간 제한 없이 연장이 가능했다. 투자자들은 장기간 계좌를 유지하며 과세를 뒤로 미루는 효과와 복리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었고, 국내에 상장한 미국 S&P500·나스닥100 ETF 등에 투자해 세금을 아껴왔다.
국내 상장된 해외 지수는 일반 계좌에서 투자하면 매매차익이 세법상 '배당소득'으로 분류돼 수익에 15.4% 세금을 내야 하지만 ISA 계좌에서는 손익통산(수익과 손실을 합산)은 물론 비과세 혜택(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과 초과분에 대해 9.9% 분리과세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개편안이 시행되면 일반 ISA는 최대 5년까지만 유지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의무가입기간 3년이 지난 뒤에도 만기를 계속 연장하면서 계좌 내 이익에 대한 세금 정산을 뒤로 미루고, 세금으로 빠져나갈 자금까지 재투자하는 과세이연·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앞으로는 5년마다 계좌의 이익과 손실을 합산해 세금을 정산해야 해 장기투자의 연속성이 끊기게 된다.
납입한도 이월 폐지도 논란이다. 현재는 연간 2000만 원 한도를 모두 채우지 못하면 남은 금액을 다음 해로 넘길 수 있다. 올해 1000만 원만 넣었다면 내년에는 한도가 3000만 원으로 늘어나는 식이다. 앞으로는 해당 연도에 사용하지 못한 한도가 사라진다. 이에 따라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사회초년생이나 자영업자들은 목돈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납입하는 방식의 자산관리가 어려워질 전망이다.
반면 정부는 생산적 금융 ISA에는 파격적인 혜택을 부여했다. 계좌 내 이자·배당소득을 전액 비과세하고 총 납입한도도 2억 원까지 확대했다. 다만 투자 대상은 국내 상장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등으로 제한된다. 국내에 상장된 S&P500, 나스닥100 등 해외 지수 ETF에는 투자할 수 없다.
투자자들은 정부가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존 ISA의 선택권을 줄였다고 보고 있다. 온라인 투자 커뮤니티에서는 "절세계좌를 사실상 국내 주식 전용으로 만들었다", "미국 ETF 투자자의 혜택이 빼앗겼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염두에 둔 개편안이라는 의혹도 나온다. 현재도 국내 상장주식 매매차익은 세금이 없는데 향후 국내 주식 매매차익 과세가 도입될 경우를 대비해 비과세 계좌를 미리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국내 주식 매매차익에 세금이 없는데 별도의 국내 투자 전용 비과세 계좌를 만든 것이 의문"이라며 "향후 금융투자소득세와 같은 매매차익 과세를 도입하고 생산적 금융 ISA만 예외로 두려는 것으로도 보인다"고 말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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