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피의 기억' 폭등 하루 만에 5% 급락…"V자보다 계단식 회복"

전문가들 "수급 충격 정점은 통과…급등 뒤 되돌림"
"8월 변동성 지속…반도체 신뢰·외국인 복귀가 관건"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38.00포인트(p)(5.12%) 내린 6257.45, 코스닥은 전 거래일 대비 17.59포인트(p)(2.44%) 오른 737.35로 마감했다. 2026.8.3 ⓒ 뉴스1 이호윤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한민아 수습기자 = 코스피가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 18% 가까이 폭등한 지 하루 만에 5%대 급락했다. 증권가는 이날 하락을 추세 재하락의 신호라기보다 급등 이후 나타난 되돌림으로 봤다.

다만 추세 상승을 섣불리 예단하기 보단 당분간 변동성을 거치며 저점을 다지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38포인트(5.12%) 내린 6257.45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 코스피는 17.91% 오른 6595.45로 마감하며 상승 폭과 상승률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6.81% 올랐고 SK하이닉스와 SK스퀘어, 삼성전기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 거래일 만에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조 8264억 원, 1조 9477억 원 순매도하며 코스피는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개인은 4조 6531억 원 순매수했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피 하락을 "반도체 급등분 일부 되돌림"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31일 반도체주가 큰 폭으로 오른 뒤 차익실현 심리가 강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극단적인 수급 충격은 정점을 지났지만 곧바로 가파른 V자형 반등이 나타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변동성을 거치면서 저점을 높여가는 회복 경로가 전개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수급 충격의 정점은 지났다고 보는 게 맞다"며 "이날 하락은 지난달 31일 비정상적인 급등에 따른 반작용, '쉬어가기 모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단기 속도 조절 가능성을 예상했다. 한 연구원은 "지난달 31일 하루 만에 코스피가 17%대 폭등한 만큼 주 초반에는 일시적인 차익실현과 단기 속도 조절 물량이 출회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31일 폭등이 단순 기술적인 반등으로 끝나기보다는 추후에도 저점을 높여가는 회복 경로에 진입할 가능성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도 "낮아진 주가와 사상 최대 실적이 지수 하단을 지지하지만 급락 과정에서 형성된 손익분기 매물과 레버리지 포지션이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8월 회복은 직선적인 V자보다 저점을 확인하는 '계단'에 가까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3일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338.00포인트(p)(5.12%) 하락한 6257.4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17.59포인트(p)(2.44%) 상승한 737.35로 마감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회복 방향에 대한 시각은 대체로 일치했지만 회복의 형태와 소요 기간에 대해서는 온도 차가 있었다.

이 센터장은 "시장이 얼마나 걱정을 해소했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에 8월 한 달 내내 여진이 있을 것 같다"며 "9월 반도체 기업들의 내년도 고객 수요 조사 전까지 의심과 안도가 반복되는 패턴이 이어지지 않겠나"라고 봤다.

신중호 L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보다 긴 박스권 흐름을 예상했다. 그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공지능(AI) 규제, 하이퍼 스케일러들의 전력·비용 문제가 이어질 수 있어 10~11월까지 방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전까지는 6000선 초반에서 7000선 사이의 박스권으로 봐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향후 반등의 강도는 AI와 반도체 투자 사이클에 대한 신뢰 회복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빅테크 실적에서 AI 투자 성과를 둘러싼 신호가 엇갈린 만큼 투자 확대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 투자 사이클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할 신호가 필요하다"며 "기업들의 코멘트와 주가 반응을 통해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형성되면 다시 복원되겠지만 그전까지 변동성 흐름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외국인 수급의 향방에 대해서도 "현재 우려가 일시적인 것인지, 구조적인 투자 한계에 부딪힌 것인지를 들여다보는 과정"이라며 "8월 엔비디아 실적과 9월 수요 조사 결과 등을 거쳐 반도체 사이클에 대한 동의가 형성돼야 저평가에 기반한 순매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센터장은 "하이퍼 스케일러의 현금흐름 개선과 함께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더라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여전히 높은 수익성을 보여야 한다"고 짚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가 되살아나는 것도 반등을 위한 주요 조건으로 꼽았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