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급락장' 막판에 부러진 개인 매수세…코스피, 다시 '외국인' 손에
외국인 5~7월 103조 순매도…개인 83조 받아냈지만 유입 둔화
미래에셋證 "증시 회복 속도·업종 방향도 외국인 수급이 좌우"
- 서한샘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올 상반기 코스피 상승장을 이끌어 온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급격히 약해지면서 다시 외국인 수급에 좌우되는 장세로 돌아서고 있다. 외국인 매수는 반등 동력이지만 완전한 매수 전환이라기보단 매도 완화 국면이라는 진단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5~7월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03조 2330억 원을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82조 8664억 원, 기관은 18조 3366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특히 개인은 5월 35조 943억 원, 6월 42조 4005억 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같은 기간 각각 44조 7147억 원, 48조 6248억 원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7월 하순 들어 개인의 매수세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개인은 7월 들어 24일까지 10조 7625억 원을 순매수했지만 이후 마지막 5거래일에는 5조 3909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10% 넘게 폭락하며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지난달 28일에도 개인은 4조 3152억 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이튿날 코스피가 5.98% 추가 하락하고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하자 1조 9701억 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급락 첫날까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을 받아냈던 개인이 추가 하락을 견디지 못하고 일시적으로 이른바 '항복 매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의 증시 대기 자금 역시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은 6월 4일 139조 6948억 원에서 7월 30일 104조 6584억 원으로 약 35조 원 감소했다. 예탁금 감소가 모두 주식 매수에 따른 것은 아니지만 개인 순매수가 7월 하순 들어 약해진 흐름과 맞물려 추가 매수 여력을 제약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코스피는 외국인 매매 방향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4조 5009억 원, 29일 1조 2502억 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양일간 코스피는 각각 10.84%, 5.98% 하락했다. 반대로 외국인이 7조 2409억 원을 순매수한 31일에는 코스피가 17.91% 급등했다.
코스피 급등 이후 맞은 이날 월요일 장에서 오전 11시 27분 기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조 7082억 원, 9276억 원을 순매도하면서 코스피는 4.04% 하락했다. 개인은 2조 5629억 원을 순매수하며 매물을 받아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개인 자금이 지수 상승을 주도하면서 외국인 수급의 영향력이 이례적으로 약해졌지만 최근에는 다시 외국인이 지수 방향을 결정하는 국면으로 전환됐다고 분석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개인 자금 유입 강도가 둔화하면서 외국인 수급이 다시 지수 방향을 결정하는 국면"이라며 "증시 회복 속도와 업종 방향성도 외국인 수급에서 확인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과거 10년간 코스피 상승률과 외국인 순매수 비율의 상관계수는 0.7이었다. 외국인은 기관과 달리 꾸준히 양의 상관관계를 유지해 국내 증시에서 높은 가격 결정력을 보여왔다.
개인 자금 유입이 지수 상승을 주도한 올해 상반기에는 상관계수가 0.2까지 낮아졌다. 최근 개인 자금의 유입 강도가 약해지면서 외국인 수급의 영향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외국인 수급이 곧바로 순매수로 반전되기보다는 매도 강도가 완화되는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유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펀더멘털 훼손이 확인되지 않는 국면에서 외국인의 추가 매도 압력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원화 강세로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가 나타나기 어려운 환율 구간에 진입했다"며 "외국인 수급은 반전보다 매도세 완화의 형태로 진행될 전망"이라고 부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의 영향력이 큰 것 자체보다 외국인과 반대 방향에서 시장을 받쳐줄 국내 장기 자금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 문제"라며 "미국 금리와 환율 등 대외 변수에 따라 외국인 자금의 방향이 바뀔 수 있는 만큼 국내 매수 주체의 저변이 넓어지지 않는 한 지수 변동성은 쉽게 잦아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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