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시 급변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배율 직접 낮춘다

상품 변경 절차 없이 레버리지·곱버스 배율 조정
개인별 투자한도·모의거래 의무화 방안도 추진

30일 서울 시내에서 한 개인 투자자가 증권사 앱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ETF·ETN) 투자 유의사항 안내 공지사항을 바라보고 있다. 2026.7.30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정부가 증시가 급격히 흔들릴 경우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레버리지 배율을 신속하게 낮출 수 있는 법적 장치 마련에 나선다. 개인별 투자한도를 제한하고 모의거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있다.

핵심은 금융당국이 시장 불안이 커질 경우 별도의 상품 변경 절차 없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배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증시 긴급조치권'을 도입하는 것이다.

현재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2배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돼 있다. 하지만 향후 시장 안정이나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금융당국이 1.5배나 1배 등으로 배율을 낮출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이 같은 방안은 홍콩 사례를 참고한 것이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지난달 24일 시장 상황에 따라 레버리지·곱버스(인버스 2X) 배율을 조정할 수 있는 지침을 발표했다.

현행 제도에서는 배율을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레버리지 배율은 투자자의 수익률과 직결되는 만큼 수익자총회 의결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수익자총회는 출석한 수익자 의결권의 과반수와 전체 수익증권 총좌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사실상 단기간 내 의결이 어려워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변제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도 지난달 16일 대책 발표 당시 "2배 상품을 1.5배로 낮추려면 현실적으로 수익자총회를 거쳐야 하는데 주주총회보다 더 어렵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긴급한 시장 상황에서는 일정 기간 동안 금융당국이 직접 배율을 조정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조치 기간에는 상한을 두되 배율은 일정 수준 이하로만 낮출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금융당국은 추가 규제도 함께 검토 중이다.

우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개인별 투자한도를 설정하는 방안이다. 증권사 자율로 계좌별 투자한도를 운영하도록 했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계좌 자산의 20% 수준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투자에 앞서 일정 기간 모의거래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투자자가 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경험한 뒤 거래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지난달 31일부터 시행된 기본예탁금 3000만 원 제도의 추가 상향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로서는 제도 시행 효과를 지켜본 뒤 추가 규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실제 예탁금 규제 시행 직후 거래는 크게 줄었다.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16종의 거래대금은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6.4%를 차지했다. 이는 7월 1~30일 평균 비중(33.8%)의 5분의 1 수준이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