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단일종목 레버리지 '사실상 상폐' 방안 나왔다…업계 도입 검토 착수

개인 보유 레버리지 ETF 매물 장내 매집…거래량 줄여 상폐 효과
운용사, 당국 추진시 동참 합의…괴리율 확대 문제 변수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스마트폰 주식거래 앱 화면에 SK하이닉스 단일종목레버리지 상품 차트가 표시되고 있다.2026.7.24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금융투자업계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량을 극단적으로 줄여 사실상 '상장 폐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이 방안을 실행하는 데 뜻을 모으고 구체적인 검토에 나섰다.

LP(유동성공급자)가 현재 개인투자자의 보유량을 장내 매수로 줄여가고 더이상 매도 호가를 내지 않는 방안이다. 시장에선 괴리율 발생과 LP 책임 문제를 금융당국이 해결해주면 실행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3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9일 오후 금융투자협회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대책 논의를 위해 자산운용사 대표 및 증권사 LP 담당 임원을 소집한 회의에선 LP가 시장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물량을 매수만 하고 매도는 하지 않는 방안을 시행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LP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배수를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 기초자산(본주)을 매수·매도하지만, 해당 ETF를 직접 매매하기도 한다. 투자자들이 ETF를 대량 매수할 땐 괴리율을 줄이기 위해 LP가 보유한 ETF를 매도해 수요를 받아주고, ETF 매도세가 높을 땐 매수에 나서면서 투자자의 거래 상대방 역할을 한다.

이날 회의에서 논의된 방안대로 LP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매수만 하고 매도 물량을 공급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ETF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한다. 거래 물량을 점점 말라붙게 해 사실상 '상장 폐지'에 준하는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앞줄 왼쪽 네 번째)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융투자업권 단일종목 레버리지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2026.7.28 ⓒ 뉴스1

현재 당국이 추가 보완책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별 LP 수를 줄이고 호가 스프레드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당장 상장 폐지나 레버리지 배율을 축소하는 건 시장 충격이 크기에, 투자자의 매매 편의성을 낮춰 상품 거래 수요를 점진적으로 줄이겠다는 취지다. 최근 금융위원회는 대형 운용사 실무진과 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난 2012년 금융당국의 주가워런트증권(ELW) 규제 방안과 닮아있다고 평가한다. 당시 ELW로 시장이 과열되자 당국은 호가 스프레드 규제를 통해 거래 규모를 축소하는 우회 방안을 내놨다. 규제 도입 이후 일평균 ELW 거래대금은 점차 축소됐으며, 발행 증권사도 2011년 24곳에서 현재 3곳으로 줄었다.

다만 시장에서 LP가 인위적으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매도 물량을 공급하지 않으면 가격 왜곡이 생길 수 있다. 이미 증시가 패닉 상태인데,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극약 처방'에 가깝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레버리지에 물린 투자자들은 반등시 2배 상승을 기대하는데, 괴리율 때문에 2배로 상승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하락한다면 반발이 극심할 것"이라며 "단일종목 레버리지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그런 리스크를 짊어지는 건 또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주식시장 정상화를 위한 모임 관계자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폐지 촉구 근조화환을 설치하고 있다. 2026.7.29 ⓒ 뉴스1 이종수 기자

이날 회의에 참석한 자산운용사들은 이같은 방안을 당국이 추진할 경우 동참할 수 있다는 데 뜻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업계가 합의한 자율대응 방안 중 하나로 "자산운용사와 LP를 담당하는 증권사는 LP의 거래량을 줄이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참석자는 "정부가 마련한 예탁금 3000만 원 상향 같은 보완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투자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는 없다"며 "보완 대책 시행을 앞두고도 개인들의 레버리지 거래량이 여전한 것을 봤을 때 한층 강력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방안은 괴리율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만큼 도입을 위해선 LP의 괴리율 관리 의무 기준 완화 또는 미처벌 등 조치가 필요하다. 한국거래소 업무규정에 따르면 증권사와 운용사는 ETF 괴리율이 3%를 초과하지 않도록 해야 하며, 위반시 매매거래 정지 등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 최근 금융당국은 8월 중으로 괴리율 기준을 3%에서 2%로 높이기로 하는 등 기준을 강화하는 추세다.

증시에 줄 충격을 고려하면 업계와 금융당국의 협의가 필수라는 의견이 많다. 시장에선 기존 보완책의 효과가 미진할 경우 당국이 꺼내들 수 있는 주요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현재 당국은 투자자 손실 우려가 제기되는 LP 호가 스프레드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면 과도기적 부작용은 감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되, 31일 시행되는 1차 보완책의 시장 효과를 보고 추진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 측은 "시장이 안정되지 않을 경우 전문가와 투자자 등과 깊이 있는 논의를 거쳐 추가 보완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