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모르게 대한민국 망한 건가"…증시 반토막에 개미 '곡소리'

40일 만에 반도체주 반토막, 코스피 40%대 급락…손실 사례 속출
"팔 타이밍도 못 잡겠다"…증권가 "투매보단 이벤트 워치할 필요"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서 이틀 연속 장중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한 29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어 있다. 2026.7.29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원금 50%가 날아갔어요. 징역 10년일까요? 심장이 떨려 일이 안 됩니다""이번에만 살려주시면 다시는 주식 안 할게요""팔까요? 살까요? 본전이라도 가고 싶습니다"주식 관련 커뮤니티 게시글

국내 증시가 연일 폭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3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97% 내린 5614.81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6월 19일 장 중 한때 9385.59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이날 장중 전 거래일 대비 12.63% 급락한 5262.77까지 밀리며 약 40일 만에 고점 대비 44%가량 추락했다.

주도주였던 반도체주도 반토막이 났다. SK하이닉스는 298만 원대에서 최저 124만 원대로, 삼성전자는 37만 원대에서 18만 원대로 떨어졌다. 한때 1220선까지 올랐던 코스닥도 이날 630선까지 터치했다.

온라인 주식 투자 커뮤니티와 종목토론방, 단체 대화방 등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손실 사례를 공유하며 허탈감과 불안감을 쏟아내고 있다.

자신을 1997년생이라고 소개한 한 은행 직원은 "대출까지 받아 전부 주식에 넣었는데 총자산이 마이너스 3000만 원이 됐다"며 "인생이 망한 건가. 다시 복구할 수 있을까"라고 자조했다.

30대 직장인 A 씨는 "적금까지 깨서 주식에 투자했는데 결국 큰 손실을 봤다"고 전했다. 또 다른 직장인 B 씨는 "곧 태어날 아이 명의 계좌에 넣어줄 2000만 원을 조금이라도 불려보려고 투자했다가 반토막이 났다"고 토로했다.

앞서 증시를 지배했던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소외될까 두려운 심리)'는 급락장을 거치며 '조모(JOMO·Joy Of Missing Out·빠져 있어서 다행이라는 심리)'로 급격히 바뀌었다.

주식에 투자하지 않은 누리꾼들은 "안 사서 다행이다"라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한 누리꾼은 "주식을 하지 않으면 바보 취급받던 분위기였는데, 잃지 않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알게 됐다"는 글을 남겼다.

극심한 변동장세가 이어지자 이유를 찾는 투자자들 물음도 이어졌다. 이날은 사상 처음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2거래일 연속 동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한 투자자는 "나도 모르는 사이 대한민국 경제가 망한 것이냐"며 "서킷브레이커는 금융위기 때나 나오는 줄 알았는데 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이후 롤러코스터 같은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이 정상적이지 않은데도 정부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개미들이 역동적이라 그렇다'는 말만 하니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매도와 매수 시점을 두고 고민하는 글도 잇따랐다.

한 투자자는 "반도체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증권가 분석을 믿고 버텼는데 이제는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팔아야 할 것 같지만 타이밍을 도저히 잡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투자자는 "지금은 바겐세일"이라며 "곡소리가 날 때 사라"고 적었다.

이날 개인 투자자들이 1조 8000억 원 넘게 코스피 주식을 '패닉셀' 중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신중한 반응을 당부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반등의 트리거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것"이라며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5배 미만,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 내외로 밸류에이션은 전에 본 적 없는 수준까지 내려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투매에 나서기보단 주식 시장에 남아있으면서 미 하이퍼스케일러 실적·현금 흐름 개선, 미·이란 협상, 7월 FOMC 등 이벤트와 재료 변화 여부를 지켜보는 것이 우선순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