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킷브레이커 후 반등은 '데드캣바운스'…장초반 반짝 상승 '물거품'

과거 발동 다음 날 69% 반등…첫 반등 뒤 56% 다시 저점
"코스피 200일선 지켜낼지 관심…이익·수급 개선 여부 관건"

코스피 지수가 장중 6000선이 붕괴된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장중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732.09포인트(p)(10.84%) 하락한 6023.66으로 마감했다. 2026.7.28 ⓒ 뉴스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기자 = 코스피에서 29일 사상 처음으로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급락 직후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던 과거와 달리 장 초반 반등 시도가 빠르게 무산되면서 다시 폭락장이 연출됐다. 시장은 저점이 어디인지 알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

29일 오후 1시 34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54.38포인트(12.52%) 내린 5269.28을 기록하고 있다. 개장 직후 한때 강보합을 보였던 지수는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하락 전환한 뒤 낙폭을 키웠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55분 코스피200 선물 가격 급락으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했다. 이후 코스피가 전일 대비 8% 이상 하락한 상태를 1분간 유지하면서 오후 12시 32분부터 20분간 유가증권시장 매매가 중단됐다. 코스닥시장에서도 매도 사이드카에 이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했다.

전날 코스피는 10% 넘게 급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반도체 업체의 기술 추격과 공급 확대 우려, 인공지능 투자 둔화 가능성, 반도체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됐던 포지션 청산 등을 급락 배경으로 꼽았다. 장중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도 잇달아 발동했다.

2000년 이후 코스피 서킷브레이커는 모두 15차례 발동했다. 최근 이틀을 제외한 13차례 중 9차례(69.2%)는 다음 거래일 종가가 발동일 종가보다 높았다. 평균 상승률도 2.97%로 급락 직후 기술적 반등은 비교적 자주 나타났다.

그러나 다음 날 반등한 9차례 가운데 5차례(55.6%)는 이후 10거래일 안에 발동일 장중 저점을 다시 밑돌았다. 전체 13차례를 기준으로 보면 10거래일 내 저점 재이탈 사례는 9차례(69.2%)에 달했다. 일시적 반등 후 추가 하락하는 '데스캣바운스(Dead cat bounce)'의 전형적인 형태다.

10거래일 뒤 종가가 발동일 종가보다 높았던 사례는 7차례(53.8%)였다. 평균 수익률은 2.62%였지만 상승과 하락 사례는 7대 6으로 근소하게 갈렸다.

올해는 첫 반등 이후 다시 밀리는 흐름이 더 뚜렷했다. 최근 이틀을 제외한 올해 7차례 가운데 다음 날 상승한 경우는 5차례였지만 10거래일 뒤에도 발동일 종가를 웃돈 사례는 3차례에 불과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서킷브레이커 발동 다음 날 코스피가 3.26% 상승했지만 10거래일 뒤에는 발동일 종가보다 6.67% 낮아졌다. 이달 13일에도 다음 날 0.73% 반등한 뒤 10거래일 뒤에는 11.51% 하락했다.

28일 코스피는 전일 종가와 비교해 732.09포인트(p)(10.84%) 하락한 6023.66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59.01포인트(p)(7.72%) 하락한 705.85로 마감했다. ⓒ 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증권가에서는 낙폭 과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첫 반등을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날은 장 초반의 제한적인 반등 시도마저 무산된 뒤 양 시장의 거래가 다시 중단되면서 냉각된 투자심리를 드러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낙폭 과대와 공매도 환매, 선물 쇼트커버링, 상장지수펀드(ETF) 리밸런싱만으로도 반등은 발생할 수 있고 견조한 실적이나 투자 계획이 확인될 경우 되감김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며 "그러나 급락 이후 첫 반등은 출발점일 뿐이며 실제 추세 전환에는 이익·수급·금리의 동시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첫 반등 뒤 시장이 다시 조정을 받을 때 이전 저점을 지키는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적 지출과 인공지능(AI) 투자 의지, 국내 반도체 이익과 메모리 가격 전망, 외국인 수급과 레버리지 상품 환매 안정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향후 반등 강도를 좌우할 변수로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을 통한 이익 신뢰성 회복, 미국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의 수익성 개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영향력 축소를 꼽았다.

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지난해 4월 이후 한 번도 이탈한 적 없었던 코스피 200일선(5696선)을 지켜낼지 관건"이라며 "투자심리가 여전히 냉각된 상태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해당 레벨을 터치하거나 이탈할 가능성 자체는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sae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