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예탁금 30조원 증발…한 달째 급락장, 개미 이탈 가속

예탁금 108조 수준…코스피 지난달 최고점 대비 28% 급락
5~7월 개인 순매수 감소 추세…빅테크 실적 반등 분기점

2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등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6.7.21 ⓒ 뉴스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국내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냉각되고 있다. 140조 원을 넘보던 투자자 예탁금이 한 달도 안 되는 사이 약 30조 원 빠져나가며 개인 투자자 이탈이 가속하는 모양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108조 819억 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9일 107조 1279억 원으로 4월 8일(109조 8332억 원)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으로 110조 원 밑으로 떨어졌고, 10일에는 105조 5758억 원으로 지난 2월 20일(104조 1291억 원) 이후 약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의 예탁금 감소세는 코스피 하락 시기와 일치한다. 코스피가 역사적인 최고점(9114.55)을 기록한 이튿날인 지난달 23일 예탁금은 136조 8314억 원을 기록했고, 이후 코스피 하락과 함께 예탁금도 지속해서 감소 추세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 맡긴 자금으로, 대표적인 증시 대기자금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예탁금이 늘어날수록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고, 반대로 예탁금이 감소하면 투자심리가 악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집중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이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코스피는 9114.55에서 6520.35로 28.46% 급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28.01% 하락해 코스피 하락률과 비슷했지만, SK하이닉스는 37.68% 하락해 코스피 하락률을 9%포인트 이상 앞섰다.

개인 투자자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5~7월 첫 14거래일간 개인 순매수 규모는 5월 31조 9878억 원, 6월 16조 1639억 원, 7월 10조 6516억 원으로 감소하는 양상이다.

그간 외국인의 매도를 개인 매수가 상쇄했지만, 반도체 피크아웃(고점통과) 우려와 지정학적 불확실성 증대 등 겹악재 속에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면서 하방 지지선이 약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코스피의 추가 하락 보다는 반등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략총괄 이사는 지난 20일 한국거래소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반도체 피크아웃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코스피 6000포인트는 더 이상 내려가지 않을 락바텀(하방 지지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7000선 초·중반에서 다음 주 빅테크 실적과 클라우드 매출 증가율, AI 설비투자 흐름을 확인하며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며 "8000선 중반을 넘어서면 고점에 물린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어 매물 소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근본적으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하이퍼스케일러의 행보가 핵심 이슈"라며 "다소 조심스러운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스탠스가 나타나더라도, 지금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가격 레벨은 물량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다는 인식만으로도 충분히 반등 가능한 레벨"이라고 평가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