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포트 "전망이야? 시황이야?"…'목표가 상향' 구천피엔 955개, 육천피엔 209개

시장 선행 기능 못해…상승기 5월 상향 리포트 비중 45% 하락기 7월엔 21%
"급등기 추격 매수, 급락기 투매 자극…투자자 판단 흐릴 수도"

코스피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2026.7.15 ⓒ 뉴스1 이종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코스피가 9000선을 향해 가파르게 오르던 지난 5월 증권가에서 발간된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가 1000개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후 증시가 급락하면서 증권사 전망에 대한 불신이 높아졌다. 이후 코스피가 6000선까지 밀리자 이번에는 상향 리포트 비중이 5월의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개관적인 분석이라기 보다 증시를 추종하는 면피성 리포트 아니냐는 핀잔이 나온다.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5월 발간된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는 955개로 집계됐다. 반면 이달 들어서는 지난 15일까지 209개가 발간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목표주가 '유지' 리포트는 921개에서 524개로 줄었고, '하향' 리포트는 242개에서 253개로 오히려 늘었다.

지난 5월은 한 달 전체, 이달은 보름간 집계라는 점에서 발간 건수를 단순히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다만 전체 리포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봐도 변화는 뚜렷했다.

지난 5월 목표주가 상향 리포트 비중은 전체의 45.08%였지만 이달에는 21.19%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반대로 하향 리포트 비중은 11.42%에서 25.66%로 두 배 넘게 높아졌다.

코스피가 보합권에서 등락한 지난 6월에는 리포트 발간 자체가 줄었다. 지난 5월에는 총 2118개, 이달에는 보름 동안 986개의 리포트가 발간됐지만 지난달에는 690개에 그쳤다. 이 가운데 목표가 상향은 257개로 전체의 37.24%를 차지했고, 유지는 327개(47.39%), 하향은 106개(15.36%)였다.

시장에서는 증권가가 제시하는 목표주가가 미래 주가를 선행하기보다 이미 나타난 주가 흐름을 뒤따르는 경향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세장에서는 주가가 기존 목표주가에 근접하거나 이를 넘어선 뒤 목표가를 추가로 높이고, 약세장에서는 주가가 급락한 이후에야 목표가를 낮추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5월 코스피는 한 달간 28.45% 상승하며 8500선에 근접했다. 6월에는 장 중 한때 9000선을 넘었지만, 월간 기준으로는 보합권에 머물렀다. 이달 들어서는 한때 6850선까지 밀리며 약 14% 하락했다. 증시 흐름이 꺾이자 목표가 상향 움직임도 빠르게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례로 메리츠증권은 지난 5월~6월 삼성전기 목표주가를 70만 원에서 280만 원까지 여섯 차례 상향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네 차례 이상은 목표가를 높일 당시 삼성전기 주가가 이미 직전 목표주가를 넘어선 상태였다.

하향 또한 주가 흐름을 뒤따르는 모습이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한 당일 주가가 7% 가까이 급락하자, 이튿날 목표주가를 43만 원에서 39만 원으로 낮췄다. 지난해 10월 이후 사실상 처음 나온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였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뒷북' 목표주가 조정이 투자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가가 충분히 오른 뒤 제시된 상향 목표가가 추가 상승 기대를 부풀리거나, 급락 이후 나온 하향 보고서가 투자자들의 불안과 투매 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추종성 목표주가 문제는 급등락기에 매번 반복되고 있다"면서도 "목표주가가 기업의 적정가치를 보여주는 지표라기보다 현재 주가 흐름을 사후적으로 설명하는 수준에 머문다면 개인투자자들의 판단을 왜곡할 수 있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