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간 41조 팔아치운 외국인 하루 2.3조 폭풍매수…반도체 중심 수급 개선 기대감

외국인 2거래일 연속 순매수…역대 5번째 일일순매수 규모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보유율 역사적 저점…빅테크 실적 관건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등 시황이 나타나고 있다. 2026.7.15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 만에 2조 3000억 원어치를 쓸어 담으며 지수를 6% 이상 끌어올렸다.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를 중심으로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향후 증시의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27.58포인트(6.24%) 급등한 7284.41에 장을 마쳤다.

이날 상승장을 주도한 것은 단연 외국인의 귀환이었다.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2조 3308억 원으로 지난 5월 4일(2조 9457억 원) 이후 역대 다섯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 14일에도 약 1조 원을 순매수한 외국인은 이날 매수 폭을 두 배 이상 키웠다.

외국인 자금은 반도체 섹터에 집중됐다.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로 7385억 원을 순매수했다. 이어 삼성전자(5105억 원), 한미반도체(1784억 원), 삼성전기(616억 원), SK스퀘어(598억 원) 순으로 매수세가 몰렸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이틀 연속 사들였고,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이후 3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급격히 매수세로 돌아선 배경에는 미국발 매크로 호재가 자리 잡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3.5%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3.8%)를 하회하자, 통화 긴축 및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크게 완화됐다.

또 반도체 업종으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54% 상승했다. 특히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하루 만에 27% 폭등한 점이 국내 반도체 주들에 대한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외국인의 유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코스피 상승 랠리의 발판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앞서 외국인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8일까지 13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가며 지수 하락을 주도한 바 있다. 이 기간 외국인이 던진 매물은 41조 원에 달했으며, 코스피는 연중 고점(9063.84) 대비 20.05% 급락한 7246.79까지 밀려났다. 상반기에만 149조 원이 넘는 외국인 매물을 받아낸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지지선이 무너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장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로 개인 자금이 쏠린 점도 변동성을 키운 요인으로 꼽힌다. 외국인의 매매 방향에 따라 두 대형주의 변동성이 한층 증폭되는 구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외국인 지분율이 역사적 저점 부근까지 내려온 점도 수급 개선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미국-이란 전쟁 직전인 2월 말 54.64%에 달했던 외국인의 SK하이닉스 보유율은 휴전 합의 이후 주가 상승 과정에서 매물이 출회되며 지난 13일 기준 49.77%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 보유율 역시 같은 기간 50% 선에서 46.58%로 낮아진 상태다.

다만 이달 말 예정된 주요 반도체 및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외국인 수급 향방을 가를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다음 주 구글 실적 발표와 29일~30일 SK하이닉스, 하이퍼 스케일러 동반 실적 발표 예정이 가장 중요한 변수"라며 "현재 하이퍼스케일러들 투자 발표 등 고려했을 때 설비투자 가이던스 하향 또는 유지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상향 조정된다면 세간의 의구심을 떨쳐내고 다시 1만피 도전 시나리오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