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 높이고 리밸런싱 분산…증권사, 레버리지 ETF 자율규제 나서(종합)

종가에 집중되는 ETF 리밸런싱이 시장 변동성 키워
오는 16일 'F4' 회의에서도 관련 논의 이어질 듯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 ⓒ 뉴스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금융투자업계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시장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자율 규제 마련에 나선다. 기본예탁금을 높이고 유동성공급자(LP)의 시장안정 기능을 강화하면서 리밸런싱과 헤지거래 시점을 분산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14일 황성엽 금융투자협회장은 국내 주요 증권사 10개사의 최고경영자(CEO)를 긴급 소집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5월 27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국내 시장에 상장한 이후 주가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업계 차원의 자율 규제 필요성이 커진 데 따라 마련됐다.

코스피에서 서킷브레이커는 지난 2000년 이후 이날까지 26년 동안 총 13회 발동됐는데, 그중 5회가 올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출시된 이후에 나왔다. 사이드카는 올해만 35번,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 이후로는 17번 발동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레버리지 구조 특성상 단기간에 손실이 크게 확대될 수 있고, 횡보장에서도 음의 복리효과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특히 출시 초기 예상보다 투자 수요가 크게 늘어난 점을 고려해 보다 높은 수준의 보호 체계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업계는 이를 위해 투자자 교육을 강화해 상품 구조와 위험성을 충분히 이해한 뒤 투자할 수 있도록 하고, 과도한 광고나 이벤트성 마케팅은 자제하기로 했다. 또 투자자의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를 방지하기 위해 기본예탁금을 상향하는 등 투자자 보호 체계를 보완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투자자의 연령과 투자 포트폴리오 등을 고려한 맞춤형 위험 경고와 안내를 강화해 투자 위험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로 했다.

회의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특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해당 상품이 일일 리밸런싱 과정에서 기초자산 시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전체 거래대금이 아니라 리밸런싱에 필요한 실제 거래 규모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일일 리밸런싱을 위해 필요한 주식 거래 규모는 7000억~2조 10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종가에 집중되는 리밸런싱 거래가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거래 시점을 분산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업계는 LP의 시장안정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리밸런싱과 헤지거래 과정에서 거래 시기를 분산해 기초자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황성엽 협회장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투자자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유용한 투자수단이지만, 그에 상응하는 투자자 보호 노력도 중요하다"며 "각 증권사의 투자자 보호 노력을 더욱 강화하고 일부 제도를 보완해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6일 재정경제부·한국은행·금융위·금감원이 참여하는 'F4' 회의에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관련 내용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 10일 "레버리지 ETF 관련 시장 영향을 F4 회의에서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며 "이 회의에서 대응책을 논의해 결정을 내려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15일 금융위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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