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락장 놀란 개미 순매도, 외인·기관 '줍줍'…6800선 이탈 방어

"개미 손절매·청산 반영에 반등폭은 제한"…"코스피 재반등 가능"
"스파이크성 추가 하락, 2~3일 내 재반등 가능…美빅테크 주목"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시황이 표시되어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7.87포인트(0.56%) 하락한 6769.06,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2.20포인트(0.28%) 내린 797.16에 거래를 시작했다. 2026.7.14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서한샘 기자 = 120일 이동평균선마저 위협받은 코스피가 14일 비교적 선방했다. 개인 투자자들 순매도가 4조 원 넘게 집중됐지만 과도한 낙폭에 따른 기관·외국인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지수의 추가 하락을 제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3.34포인트(0.61%) 오른 6848.27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장 중 한때 6448.86까지 내리기도 했지만 다시 상승 전환했다.

코스피는 전날 하루에만 8.95% 급락한 6806.93으로 거래를 마치며 약 두 달 만에 종가 기준 7000선을 내줬다. 반도체 업황의 피크아웃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지정학적 불안까지 덮친 영향이다.

특히 전날 SK하이닉스는 15.37% 폭락하며 역대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미국 나스닥 시장에 주식예탁증서(ADR)를 성공적으로 상장했지만, 국내 증시에 상장된 원주는 기록적인 급락을 피하지 못했다.

장 시작 전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국내 증시가 이날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컸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락한 만큼 국내 증시 역시 추가 조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코스피는 장중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4조 원 넘게 순매도했지만, 낙폭이 과도했다는 인식에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에 나선 영향이다.

특히 이날 수급은 최근 조정 국면과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선 급락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이를 받아냈지만, 이날은 개인이 4조 2072억 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3조 4760억 원, 7616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장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손절매와 반대매매성 청산 물량이 본격적으로 출회된 것으로 추정한다. 지수가 장중 상승 전환했음에도 반등 폭이 제한된 것도 외국인과 기관의 저가 매수세를 개인의 대규모 매물이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전 수급 조정과 달리 개인 중심으로 매물이 많이 나오고 외국인과 기관은 매수에 나서는 반대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며 "조정 폭이 깊어지면서 일부 개인 투자자의 로스컷이나 일부 청산 물량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증시는 역대급 과매도 상태라는 게 증권가의 공통적 인식이다. 반도체 피크아웃 논란과 미·이란 갈등, 국내 수급 교란, 미국 금리 상승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다중 악재가 단기간에 선반영된 상태라는 것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전일 기준으로 5.8배까지 내려가며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점인 6.27배를 밑돌며 밸류에이션상 바닥권 영역 수준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지수 구간에서는 추가적인 스파이크성 하락이 나타나더라도 2~3일 내 재반등이 가능한 영역"이라며 "불확실성 완화 이후 재반등이 예상되고, 결국 지금은 3~4월 학습효과를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여전히 반도체 호실적으로 인한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5개 사의 설비투자(CAPEX)가 전년 대비 51.1% 늘어나고, 상각 전 영업이익도 29.4% 증가할 것으로 봤다. 현금 부담이 커지더라도 앞으로 1~2년 안에 투자 방향이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말 발표되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실적과 가이던스에 집중하고 있다. 이들 기업 발표에서 투자 수요가 여전히 견조한지 확인된다면 증시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 전까진 반도체 주가가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대형 IT 기업 실적을 통해 AI 산업 성장 속도 우려가 완화되면 반도체 주가는 재상승할 여력이 있고, 빅테크 설비투자 가이던스 확인 시점을 반도체 복귀 트리거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seungh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