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장비 대장주서 스페이스X 테마주로 '변신'[종목현미경]
500억원 투자해 스페이스X 지분 매수…공시일 24% 급등
곽동신 회장, 피터 틸 인연으로 HPSP 등 투자 성공이력
-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국내 대표 반도체 장비 기업인 한미반도체(042700)가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대규모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우주항공 및 AI 인프라 테마주로 영역 확장에 나선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반도체는 전날(12일) 이사회를 열고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세계 최대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주식 500억 원 상당을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일은 오는 16일이며, 투자 규모는 한미반도체 자기자본(6903억 원)의 7.24%, 자산총액 대비 6.15%에 달하는 수준이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전날 공시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며 직전 거래일 종가 대비 7만 원(24.05%) 오른 36만 1,000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지난달 15일(36만 9000원) 이후 18거래일 만에 최고가다.
한미반도체의 이번 투자는 스페이스X의 역사적인 기업공개(IPO)와 맞물려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스페이스X는 IPO 공모가를 주당 135달러로 확정했다. 이번 공모를 통해 총 5억 5556만 주를 매각해 750억 달러(약 113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19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기록을 넘어서는 글로벌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다.
스페이스X는 12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한미반도체는 이번 투자를 일론 머스크가 추진하는 초대형 반도체 제조 시설인 '테라팹(Terafab) 프로젝트'에 대한 선제적인 전략적 투자라고 설명했다.
머스크는 총 1190억 달러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스페이스X·테슬라·xAI에 사용되는 인공지능(AI) 반도체를 제조하는 테라팹을 건설 중이다. 오는 2028년 가동 예정인 테라팹에서 생산된 반도체의 약 80%는 스페이스X의 우주항공과 데이터센터에 투입되고, 나머지는 테슬라의 자율주행차와 옵티머스 로봇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AI 산업의 발전이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넘어 우주항공, 위성통신 데이터 산업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발맞춰 일론 머스크 테라팹 프로젝트의 공동 주체사인 스페이스X에 투자를 결정했다"며 "향후 기대되는 투자 수익을 본업인 반도체 장비 사업에 재투자해 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동시에 제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투자에 앞서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의 독보적인 투자 이력도 주목받고 있다. 팔란티어 창업자인 피터 틸이 출자한 글로벌 사모펀드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크레센도)가 지난 2013년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한미반도체에 투자해 곽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21년에는 한미반도체 법인과 곽 회장이 각각 375억 원씩 총 750억 원을 크레센도가 최대주주로 있던 반도체 장비 기업 HPSP(403870)에 공동 투자했다. 한미반도체와 곽 회장은 HPSP의 코스닥 상장 이후 주식을 순차적으로 매도하며 투자원금 대비 639.3%에 달하는 총 4795억 원(한미반도체 2379억 원, 곽 회장 2416억 원)의 누적 투자 수익을 실현했다.
또한 2024년에는 곽 회장이 라인야후(LY)의 관계사인 글로벌 Web3 선도 기업 '라인넥스트'에 크레센도를 통해 310억 원을 개인 투자해 8.5%의 지분을 확보하는 등 '피터 틸 동맹'을 통한 공동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jup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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